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았다. 작년 3월 대구 달성군 사저에 입주한 이후 1년여 만의 첫 공개 외출이다.

박 전 대통령이 도착한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동화사에는 측근 유영하 변호사와 경호원, 불자와 지지자 등 300여 명이 몰렸다. 지지자들은 “대통령 다시 하이소”라고 외치며 박 전 대통령을 반겼다. 박 전 대통령은 웃으며 손을 흔들어 화답했고, 계단을 오르면서는 두어 번 발을 헛디디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동화사 경내 33m 높이의 통일약사여래대불상을 올려다본 뒤 분향했다. 이어 합장하고 자리에 앉아 스님들이 외는 축원문을 말없이 들었다. 박 전 대통령의 동화사 방문은 평소 친분이 있었던 동화사의 의현스님이 지난 2월 박 전 대통령 생일 당시 축하난을 보내며 동화사 방문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고 한다. 최근 의현스님이 대한불교조계종 팔공총림 제2대 방장으로 추대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대구 동구 동화사를 찾아 불상 앞에서 눈을 감고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현스님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우리 겨레의 성지이고 겨레의 희로애락을 같이한 팔공 성지에 왕림해 주신 것을 대구 불자님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통일대불전에서 참배를 마친 뒤 의현스님과 차를 마시며 환담했다. 이어 점심 식사를 함께 한 후 2시간 30여 분 만에 이날 일정을 마쳤다. 박 전 대통령은 동화사에서 준비한 두릅과 나물 등 사찰 음식을 먹고, 식후엔 녹차와 대추차 등을 마셨다.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께서 ‘식사를 참 따뜻하게 준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셨다”고 전하면서 “건강이 회복돼 외출하신 것이니 정치적 의미 확대는 금해달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4일 대구 달성군 쌍계리에 있는 사저에 입주했다. 이후 4월 8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자 온라인을 통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나흘 후인 4월 12일 사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환담을 나눈 뒤,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에 얼굴을 비춘 이후, 5월 28일 대구 사전 투표 현장에서 목격된 것 외엔 별다른 공식 행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