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다잡았다가 놓친 ‘금은방 강도’를 공개수배 9일 만에 경기도 은신처에서 붙잡았다. 이 남성은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도주 과정에서 수차례 옷을 바꿔 입거나, 택시나 대중교통을 타는 식으로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2일 오후 7시 30분쯤 경기도 오산시 한 길거리에서 은신처로 향하던 강도상해 혐의 피의자 김모(40)씨를 붙잡았다고 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월 14일 오후 6시쯤 경남 거창군 한 금은방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주인 부부를 위협하고 진열대에 있던 4000만원 상당(피해자 측 주장) 귀금속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한차례 김씨를 검거할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다. 범행 엿새가 지난 지난달 19일 경북 칠곡의 한 PC방에서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지역 경찰이 출동했다. 당시 김씨는 ‘거창 강도’ ‘금은방 절도’ ‘공소시효’ 등의 단어를 검색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출동한 경찰이 PC방 손님들을 대상으로 신원 조회를 하던 중 김씨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했고, 경찰관 1명이 화장실로 따라갔다. 김씨는 화장실로 나와 다시 PC방 내부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어수선한 틈을 타 경찰을 따돌리고 그대로 달아났다. 휴대전화 등 소지품은 그대로 둔 채였다.
이후 김씨는 택시 등을 이용해 경북 구미, 대구로 이동했다. 김씨는 동대구역에서 서울로 가는 무궁화 열차표를 현금으로 구입했다. 하지만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무궁화 열차가 오기 전 역에 도착한 수서행 고속열차에 올라탔다. 무임승차 한 김씨는 열차 안에서 수서까지 가는 표를 끊었다. 하지만 또 김씨는 수서역까지 가지 않고 동탄역에서 내리며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줬다.
도주 과정에서 김씨는 옷과 신발을 수차례 갈아입는 식으로 경찰 추적을 피해 다녔다. 경기도 내 지역을 옮겨다닐 때는 택시나 버스를 이용했고, 현금을 사용하는 식으로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 모텔 등을 전전하면서도 하루 이상 머물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 장기화를 우려해 최대 신고 보상금 300만원을 걸고 지난달 22일 결국 공개수배에 나섰다.
김씨의 도주는 오래가지 않았다. 방범카메라(CCTV) 분석 등으로 김씨 이동경로를 추적하던 경찰은 경기도 오산에서 김씨가 은신 중인 것을 확인하고 잠복에 들어갔다. 때마침 김씨 공개수배 전단을 본 한 상점 주인으로부터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이 방금 물건을 구매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경찰은 공개수배 9일 만인 지난 2일 경기도 오산 한 고시텔로 오던 김씨를 길거리에서 붙잡았다. 체포 당시 별다른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훔친 귀금속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며 “또 김씨 도피 과정에서 잠을 재워주거나, 차를 태워준 지인 3명에 대해서도 은닉 고의성 등이 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