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조선DB

빚을 대신 변제해준 아버지가 “돈 갚아라”고 압박하자 앙심을 품고 아버지의 집 앞에 불을 지른 20대 아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장유진)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9월 17일 오전 3시 31분부터 4시 45분 사이 아버지가 거주하는 경남 김해시 집 앞에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 불로 아파트 복도 바닥과 벽면, 천장, 소화전 등이 불에 타고, 소화전 내부에 있는 소방호스 등은 전소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일정한 직업이 없던 A 씨는 주식투자를 해오던 중 친척들로부터 약 1억 원을 빌렸지만 주가 하락 손실로 인해 변제를 미뤘다. 빚 독촉을 받던 A씨는 결국 아버지에게 부탁해 1억 2900만원 상당을 대신 갚았다. 하지만 이후 아버지로부터 변제 압박을 받자 A씨는 분노해 불을 지르기로 마음 먹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우던 담뱃불 불똥이 휘발유를 담았던 비닐봉지에 튀어 불이 난 것”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장 감식결과 ‘소화전 하단부’ ‘벽면의 자전거’ ‘비상계단 쪽의 재활용폐지’ 등 총 3곳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불이 발생해 연소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장 판사는 “다수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여 자칫하면 무고한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만큼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재산상 피해가 비교적 경미하고,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손해를 배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