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제자들에게 “돼지보다 못한 놈들” “부모는 너희를 싫어한다” 등 막말과 욕설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교사의 발언에 충격을 받은 학생들은 한때 등교를 거부하기도 했다.

경남경찰청은 26일 의령군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A(50대) 교사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돼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A씨가 지난 13일 5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욕설과 막말을 했다는 것이 신고 내용이다. 전교생이 66명인 이 학교 5학년 학생은 모두 12명이다.

경남 의령군 한 초등학교 학생이 교사 A씨에게 들었다는 막말과 욕설 내용을 쓴 것. /학부모 제공

학생들은 A교사가 “부모는 너희를 개·돼지, 괴물로 알고 키운 것이다” “네가 이러고도 학생이냐, 농사나 지어라” “너희들보고 개XX라고 한 이유는 개가 요즘 사람보다 잘 대접받고 있기 때문이다” 등의 폭언을 했다고 진술했다. A교사는 점심시간 청소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교실이 더럽고 학생들이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로부터 이런 상황을 전해 들은 학부모들은 지난 21일 학교를 찾아 항의하고 A교사와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자 A교사는 5학년 교실을 다시 찾아 학생들에게 또 폭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5학년 학생 전체는 항의하는 뜻에서 지난 24일 등교를 거부했고, 학교 측은 같은 날 A교사를 경찰에 신고했다. A교사는 지난 25일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교사는 26일 “청소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순간 감정이 격분해 욕설 등을 한 것은 맞고 잘못했다”고 말했다. A교사는 이날 5학년 학생 부모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교육청은 병가를 낸 A교사를 이날 직위해제 조치했다. 교육청은 또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3일간 심리 상담을 실시하기로 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경남경찰청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이 해당 사건을 직접 조사할 방침”이라며 “학생 진술 등을 토대로 정서적 학대 혐의 여부에 대해 폭넓게 살펴볼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