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이 펴낸 유아용 자료집, '부산을 빛낸 인물'./부산교육청

부산을 빛낸 인물 14명이 선정됐다. 조선시대 최고의 발명왕, 장영실부터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인 무쇠팔 최동원·울지마 톤즈의 이태석신부까지….

부산교육청은 “부산지역 위인들의 일대기를 담은 유아교육용 자료, ‘부산을 빛낸 인물’ 12권을 제작, 배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자료집은 12권이지만 실린 인물은 14명. 측우기·자격루 등을 만든 세종대왕 시대의 천재과학자 장영실, 임진왜란 당시 동래부사로 왜군에 맞서 초개처럼 목숨을 버린 ‘전사이 가도난’(戰死易 假道難)의 동래부사 송상현, 숙종대의 독도 수호자 안용복, 일본에서 들여온 고구마를 길러 전국에 보급하고 동래 온천을 번성시킨 영조시대의 동래부사 강필리 등 조선시대 인물로부터 시작된다.

장영실, 안용복은 부산이 고향이고 송상현, 강필리는 부산을 무대로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시교육청 김순량 유초등교육과장은 “지역 유아들을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로 키우는 데 활용하기 위해 과학, 경제, 역사, 의료, 예술, 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위인을 선정,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자료집을 냈다”고 말했다.

동래 출신인 일제시대의 여성독립운동가 박차정 여사와 6·25 전쟁통에 동구 좌천동 일신여성병원(현 일신기독병원)을 지어 지역 여성과 아이들을 치료한 호주인 매혜란·혜영 자매 등은 근대의 부산을 빛낸 인물로 뽑혔다. 매혜란 자매는 일제시대에 부산서 태어났다. 씨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세계적 육종학자로 동래에 있었던 한국농업과학연구소를 이끈 우장춘도 ‘부산을 빛낸 인물’로 선정됐다.

현대로 넘어와선 한국의 신발왕 양정모 국제그룹 회장, 가곡 ‘그네’ 작곡자로 이름난 금수현, 순간과 인간을 찍은 사진작가 최민식, 1984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서 완투 4승의 신화를 쓰면서 롯데자이언츠 우승을 일궈낸 최동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유명한 장기려 박사, 아프리카 남수단의 ‘톤즈’에서 인술을 베풀며 모든 것을 나누어준 이태석 신부도 포함됐다.

부산교육청은 개학·입학해 야구 개막을 기다리는 달 3월 최동원, 학교 갈 준비를 하며 운동화를 챙기는 달 2월 양정모 등 매월 1명씩 이들 인물을 기릴 계획이다. 6·25 전쟁이 일어났던 6월엔 매혜란·혜영 자매, 농작물을 수확하기 좋은 달인 11월엔 강필리·우장춘 등으로 이 두 달은 2명을 기념 인물로 하고 있다.

구종상 동서대 방송영상학과 특임교수는 “최동원, 장영실, 이태석, 양정모 등 ‘부산의 빛낸 인물’ 자료집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부산의 독특하고 고유한 기업가·과학자 정신, 스포츠맨십, 인류애 등을 보여주는 상징 자산들에 처음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이 인물들의 이야기가 먼 훗날 서울, 뉴욕, 파리와 다른 부산만의 ‘스토리텔링’, ‘내러티브’로 이어지는 고리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