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로고. /조선DB

경남 김해 한 중학교 재·졸업생 관계의 10대~20대들이 여중생 1명을 집단 폭행하고, 오물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7일 공동상해·공동강요 등의 혐의로 20대 남성 5명과 10대 여성 4명 등 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중 범행 가담 정도가 큰 20대 남성 A씨와 10대 여성 2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남성 5명과 10대 여성 4명은 지난 12월25일 낮 12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17시간 동안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B양을 집단 폭행하고, 가혹 행위를 하거나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 피의자 9명과 피해자인 B양은 같은 중학교 재학생·졸업생들이다. 사건 발생 전날쯤 남성 피의자 중 1명의 원룸 자취방에 모여 술을 마셨다. 이 과정에서 술에 취한 B양이 기분 나쁜 말을 했다며 A씨 등 9명은 돌아가면서 집단으로 B양을 때렸다. 담뱃불로 B양 얼굴을 지지거나, 초고추장·식용유·오물 등을 억지로 마시게 하는 등 가혹행위도 했다. 일부 피의자는 B양의 상의 옷을 벗기는 등 추행을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B양에게 칼을 쥐어준 뒤, “이것봐라 위험하네”라며 자신들을 위협하는 듯하게 연출한 영상을 촬영해 마치 자신들이 방어적 차원에서 정당방위로 때리는 것처럼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 시간만 17시간 정도다.

경찰은 지난 12월28일 B양 부모로부터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사안이 크다고 판단해 형사과가 주도하고 여청수사과가 지원하는 형태로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CCTV와 가해자들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가해자들을 특정했고 사건 발생 하루 만에 9명 전원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내용이 중하다고 보고 관할 경찰서 뿐 아니라 경남경찰청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등이 공조해 발생 하루 만에 가해자 대부분을 검거하는 등 초동 조치가 발 빠르게 이뤄졌다”며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 및 지원 조치도 빠르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맡은 김해중부서 형사과 박철현 경장을 경사로 특진시키기로 했다. 관련해 김창룡 경찰청장이 직접 김해중부경찰서를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