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신분으로 동료 병사 앞에서 “문재인은 정치를 너무 못한다”는 등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무죄를 선고 받았다.
창원지법 형사3-2부(재판장 윤성열)는 상관모욕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해당 사건 1심에서 폭행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돼 벌금 30만원을 선고 받았고, 상관모욕 혐의는 무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9년 1~2월쯤 경기도에 있는 한 군부대 흡연장에서 같은 계급인 상병 3명 앞에서 욕설과 함께 “문재인은 정치를 너무 못한다” “XXX다. 이전 대통령이 훨씬 좋았다”고 상관을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생활관에서도 문 대통령이 대북 지원을 했다는 기사를 본 뒤, 동기 상병들이 듣는 가운데 “저건 완전 빨갱이 아니냐. 완전히 미친 XX”라고 말했다. 공소장엔 A씨가 이 같은 방법으로 2019년 1월부터 7월 사이 3차례에 걸쳐 대통령을 모욕한 것으로 적시됐다.
A씨는 아침 점호에 늦어 진술서 작성을 지시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다른 상병이 듣는 가운데 상관인 한 중사를 3차례 걸쳐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또 같은 해 7월엔 부대 흡연장에서 한 병장과 말다툼을 하다가 얼굴을 때리고 바닥에서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원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상관모욕에 대해 검찰은 “군형법 상 상관모욕죄의 입법 취지, 남북한 대치 상태 및 군 조직의 특수성 등에 비춰 보면 원심 판결에 법리 오해 및 사실 오인이 있었다”고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특정 소수에 대한 발언의 경우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전파될 가능성에 관해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며 “또 특정의 개인이나 소수인에게 개인적 또는 사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공연하다 할 수 없다. 다만 특정 개인 또는 소수인이라고 하더라도 전파 또는 유포될 개연성이 있는 경우라면 공연하다고 할 수 있다”고 관련 법리를 살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발언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발언 당시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 인식하고서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양형부당에 대한 검찰 항소 또한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순수한 사적 대화에까지 상관모욕죄, 특히 정치적 헌법기관 또는 정치인으로서의 지위를 겸하는 대통령에 대한 상관모욕죄를 적용할 경우 헌법상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판단했다. 원심 재판부는 이 사건을 살펴보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표현의 자유, 특히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헌법상 권리로서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