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6시 경남 함안군 칠원읍 광려천에서 물에 빠진 초등학생 3명을 이동근(46)씨가 목격한 뒤 구조했다. 사고 현장 영상. /경남경찰청

“우리 아이들 생각에 배워둔 수영이 이렇게 도움 될 줄 몰랐습니다.”

지난 12일 오후 6시 경남 함안군 칠원읍 광려천. 퇴근 후 지인과 운동을 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광려천 옆 둑방길을 가던 이동근(46)씨의 눈에 초등학생 6~7명이 물놀이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이씨는 “‘아이들이 놀기엔 수심이 조금 깊은 듯 한데’라며 신경이 쓰였다”고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물놀이 하던 학생 중 3명의 머리가 물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다가 이내 “살려주세요”라는 외침이 들렸다. 주변 학생들은 당황해 울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이를 지켜보던 이씨는 곧장 물에 뛰어들었다. 중학생, 고등학생 딸을 둔 아버지로서 “애들 생각이 났다”고 했다. 수심은 생각보다 깊었다. 신장 약 175cm의 이씨 조차 발이 닿지 않았다. 장마로 인해 물은 이전보다 더 불어나 있었다. 경찰과 소방본부에 따르면 당시 수심은 2m 정도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경남 함안의 한 하천에서 물에 빠진 초등생 3명을 구조한 이동근(46·사진 가운데 흰색 옷)씨가 구조대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남경찰청 영상 캡처

이씨는 수영 경력이 12년쯤 되는 동호인이었다. 그런 이씨 조차 물에 빠진 학생 3명을 한 번에 구조하는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수심이 얕은 곳으로 학생 1명씩 끌어내는 식으로 구조를 시작했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8살, 9살 형제부터 구조했다. 맨 마지막 구조를 앞둔 학생(12)의 몸이 축 늘어지면서 물에 붕 뜨는 모습에 이씨도 마음이 바빠졌다. 이씨는 또 다른 주민 1명과 함께 마지막 학생을 10여m 정도 떨어진 뭍 까지 끌어 당기며 약 5분 간의 구조 작업을 끝냈다. 구조된 학생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 3명을 구조한 이씨는 다친 곳이 없었지만 체력이 다 떨어져 1시간 가량 현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구조된 학생들 부모들이 현장에 있던 이씨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물에 빠진 초등생 3명을 구조한 이동근(46)씨. /경남소방본부

이씨는 “10여년 전쯤 바다에 빠진 사람이 숨지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당시 수영을 못해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었다. 이후 ‘우리 아이들이 저런 상황일 때 어떡하나’라는 생각으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며 “수영을 나름 잘 한다 여겼지만 누군가를 구조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아이들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