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밤거리 여성만 노린 ‘액체 테러범’

밤중 혼자 있는 여성들만 노려 커피를 뿌리거나, 침을 뱉고 달아난 ‘액체 테러범’이 음란행위까지 한 ‘바바리맨’으로 드러났다. 직장을 잃고 코로나로 화가 났다는 것이 범행 이유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 25일 오후 4시쯤 폭행 혐의로 A(32)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22일부터 3월23일까지 창원시 성산구 일대 버스정류장이나 벤치 등에서 홀로 있는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커피나 음료 등이 든 종이컵을 던지거나, 침을 뱉는 식으로 유형력(有形力)을 가해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형력에는 피해자 신체에 직접 접촉하는 것 외에 고의로 침을 뱉거나, 음악을 크게 틀어 귀를 아프게 하는 행위 등도 포함된다.

피해자는 15명으로, 고등학생 10대부터 20대 젊은 여성들이 대다수다. 모두 혼자 있을 때 피해를 입었다. 범행은 오후 6시 이후 캄캄한 밤에 이뤄졌다. 피해자 10명은 A씨가 뿌린 커피·음료 등을 머리와 몸 등에 맞았고, 5명은 A씨가 뱉은 침에 맞았다. A씨는 범행 후 자전거를 타고 달아났다. 귀가를 하는 한 여성에겐 침을 뱉은 뒤 달아났다가 집으로 가는 엘리베이터까지 따라가기도 했다.

A씨는 공연음란 혐의도 받고 있다. 3월14일부터 24일 사이 성산구 일대에서 마찬가지로 여성을 노렸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대상을 물색한 뒤, 바지를 벗어 성기를 꺼내는 등의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3명이 피해를 입었다. A씨는 이 기간 자전거 2대를 훔치거나, 훔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액체 테러 피해 사실을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 내용. /페이스북 캡처

경찰은 112신고 18차례, 경찰 방문신고 2차례 등 20차례 유사 피해 신고를 접수한 뒤,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A씨의 범행이 야간에 이뤄진 점, 마스크를 낀 상태로 자전거를 타고 달아난 점 때문에 신원 확인이 쉽지 않았다. 경찰은 CCTV를 확보해 조사하던 중 A씨 얼굴을 특정하고, 지난 25일 오후 4시쯤 A씨 주거지 인근 노상에서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 붙잡힐 당시 범행 일체를 시인하면서 “미안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직장을 잃고 코로나로 외출이 어려운 상황에 불만이 커지자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했다”고 범행 이유를 밝혔다. 또 공연음란에 대해선 “과거 강제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 때문에 신체적 접촉은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 범행동기와 또 다른 여죄가 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며 “A씨에게 정신병력이 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28일 김해에서도 비슷한 범죄가 발생한 바 있다. 큰 길가에서 한 남성이 귀가중인 여성에게 흰색 점액질의 액체를 뿌리고 달아났다. 정액과 유사해 경찰이 현장감식에 나섰지만 해당 액체는 정액처럼 보이게 만든 가짜 정액이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지난 1월12일 이 남성을 붙잡아, 2월10일 검찰에 강제추행 혐의로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