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

서울 성북구는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가 가장 많은 곳이다. 재건축은 4곳, 재개발은 8곳에서 진행 중이다. 이승로(63) 성북구청장은 지난 25일 본지 인터뷰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가 많다는 것은 낙후한 지역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성장 잠재력도 크다는 의미”라며 “사업이 진행 중인 장위 뉴타운과 길음 뉴타운을 신속하게 완성해 주거환경과 생활 인프라를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성북구의 역사문화자원을 잘 활용해 성북구를 문화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성북구의원, 서울시의원을 지낸 그는 작년 6·1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장위 뉴타운의 신속 추진을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장위동 일대에 2만4000여 가구를 조성하는 장위 뉴타운은 서울시 35개 뉴타운 중 최대 규모다. 하지만 장기간 표류하면서 구역 절반가량이 해제돼 ‘반쪽짜리 뉴타운’이라 불렸다. 이에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도시정비신속추진단을 지난해 만들어 재개발·재건축의 신속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기반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공원, 청소년 센터 등 공공시설을 지으면 그만큼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뉴타운에 도서관, 키즈카페 등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시설이 대규모로 들어선다.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쪽에는 학원가도 유치할 계획이다. 장위 뉴타운이 완공되면 목동 이상의 선호 단지가 될 것이다.”

-교통체증이 문제인데.

“종암·길음·월곡·장위동 지역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동북선이 개통되면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교통 문제만 해결되면 젊은 부부들이 장위 뉴타운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 예상한다. 북서울꿈의숲이 있어 녹지도 풍부하다.”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있나.

“성북구에는 한양도성, 간송미술관, 한국가구박물관, 길상사 등 역사문화 명소가 많다. 또 연극인 약 1300명을 비롯해 미술, 문학 등 다양한 분야 예술인 3400여 명이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마포구에 이어 서울 자치구 중 둘째로 많다. 이들에게 활동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창작연극지원센터를 짓고 있다. 올해 말 문을 연다. 또 미술 작품 등을 보관하기 위한 개방형 수장고 ‘성북문화유산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살았던 심우장 주변에는 만해공원과 만해도서관 등을 만들 예정이다.”

-현장 중심 행정을 강조했는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이다. 각 동을 돌면서 주민들과 만나는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장구청장실에서 받은 주민들 제안이 2018년부터 작년까지 모두 1270건이다. 이 중 해결했거나 해결 중인 제안이 67% 정도 된다.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빙판길 사고 위험이 높은 도로에 열선을 설치한 것도 주민 제안이다. 앞으로 주민들과 직접 소통을 더 강화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