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2시 55분 서울 강서구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환자가 호흡곤란을 겪고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당시 환자 오모(67)씨는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져 당장 격리 병동 입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119가 출동해 응급 조치를 한 뒤 오씨가 머물 수 있는 격리 병상을 수소문했으나 문의하는 병원마다 병상이 꽉 찬 상태였다. 오씨는 다음 날 새벽 3시 30분 빈 병상이 난 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12시간 30분가량을 119 구급차에서 산소 공급을 받으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에서 오미크론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구급차 출동이 폭증할 뿐 아니라 평균 출동 시간(출동해 환자를 이송하고 복귀하는 시간)도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1시간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119 구급대 하루 평균 출동 건수는 1966건으로 작년 평균 1318건보다 약 50% 늘어났다. 이는 지난 1~2월 사이 하루 평균 출동 건수가 1538건이었던 것에 비해서도 28% 증가한 수치다.
구급차가 출동해서 복귀하기까지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에는 평균 50분이었으나 2021년에는 59분, 올해는 1시간 3분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평균 출동 시간이 늘어난 것은 병상 부족, 감염 확산 등의 이유로 코로나 환자를 받아주지 않는 병원이 많아지면서 구급차가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진 데다 환자를 먼 곳까지 이송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1일 오후 2시 58분 서울 구로구에서 김모(81)씨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호흡곤란, 기침, 발열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급대가 출동했지만 약 11시간 만에야 김씨를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다. 구급대원들은 김씨에게 산소를 공급하며 서울, 인천, 경기 등 병원 30곳에 격리 병실이 있는지 문의했으나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결국 다음 날 오전 1시 52분이 돼서야 순천향대부천병원으로 이송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달 1~15일 사이 구급대 출동 시간이 4시간 이상 걸린 경우도 457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148건(32%)이 병원 도착 후 환자를 병원에 인계하지 못해 2시간 이상 대기한 출동 건수였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세로 구급차 출동 건수가 늘어나고 출동 시간도 길어지면서 일선 구급대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