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소방안전본부가 전기레인지 반려동물 화재 실험을 하고 있다./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지난달 14일 오전 6시쯤 제주시 건입동의 한 음식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지나가는 주민이 식당 밖으로 검은 연기가 나오는 것을 발견해 신고를 했고, 소방 당국이 출동한 지 42분에 진화됐다. 음식점 운영자는 내부 방에서 잠을 자다 연기 냄새를 맡고 깨어난 뒤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였다.

소방당국이 화재원인을 조사해보니 음식점 운영자가 키우는 고양이가 화재원으로 지목됐다.

식당 주방을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전기레인지의 종류인 ‘하이라이트’ 전원 버튼과 접촉하면서 전원이 들어왔고, 전기레인지가 과열되면서 옆에 있던 종이와 목재를 태워 2400만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19일 오후 9시53분쯤 서귀포시 동홍동 한 오피스텔에서 불이나 195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주인이 외출한 사이 혼자 남아있던 고양이가 집안을 돌아다니다 전기레인지인 ‘하이라이트’를 작동하는 바람에 그 주변에 있던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타면서 불이 난 것으로 소방당국은 결론을 내렸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이처럼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화재를 일으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12일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 들어서 지난달까지 발생한 전기레인지에 의한 화재가 3건이 발생했는데 모두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였다.

전국적으로도 이같은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는 반려동물 가구가 늘면서 2018년 이후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서울지역 50여 건, 경기지역 40여 건이 넘는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제주도 소방안전본부가 지난 4월 재현실험을 한 결과 터치식 전기레인지의 경우 사람의 손가락뿐 아니라 애완동물 발바닥 등 체온이 있는 피부에는 모두 반응했다. 개와 고양이가 돌아다니면서 발바닥으로 눌러도 전원 버튼이나 강약조절 버튼이 쉽게 작동한 것이다. 다이얼식 전기레인지도 애완동물이 이동하면서 접촉할 경우 쉽게 돌아가 작동됐다.

특히 전기레인지 중에서도 하이라이트가 위험성이 높았다. 원형으로 분포된 열선이 세라믹 상판을 가열하는 방식인 하이라이트는 발열 온도가 높고 전원을 꺼도 고열의 잔열이 오랫동안 상판에 남아 있어 화재 위험성이 높았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외출하거나 잠잘 때는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전기레인지 전원코드를 뽑거나 스위치 주변에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전기레인지 주변에 행주나 종이박스 등을 두지 않는 것도 화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