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는 총 386억원을 들여 익산의 대표 관광지 미륵사지에 관광 편의 시설 등을 만드는 공사를 최근 마무리하고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미륵사지에서 미륵사지석탑을 배경으로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미디어파사드쇼’가 열리고 있다. /익산시

지난 2일 오후 8시 전북 익산 미륵사지. 국보 11호 미륵사지석탑(서원 석탑)과 동원(東院) 석탑을 배경으로 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파사드 쇼’가 열렸다. 두 석탑 사이에 놓인 60m짜리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용이 스크린을 가로질러 서원·동원 석탑을 휘감는 모습이 연출되자 관광객들은 탄성을 질렀다. 이어 지금은 사라진 중원(中院) 목탑의 웅장한 모습까지 재현되면서 온전했던 미륵사의 옛 모습이 화면을 채웠다. 미디어파사드 쇼를 연출한 하준수 국민대 교수는 “백제시대 평화로운 세상을 꿈꿨던 무왕과 백성들의 기원을 담아 창건된 미륵사 건축 과정을 첨단 미디어쇼에 담아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미륵사지에서 드론 쇼도 열렸다. 드론 300대가 클라우드(군집) 비행 기술을 선보이며 중원 목탑을 실제 크기로 재현했다. 미륵사지석탑 해체 과정에서 출토된 ‘사리장엄구(사리를 담은 금제 항아리)’의 모습도 연출하며 미륵사지 밤하늘을 수놓았다. 미륵사지 관광지 완공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드론 쇼와 미디어파사드 쇼를 보기 위해 지난 한 달간 관광객 10여 만명이 찾아왔다. 전북 전주에서 왔다는 김영아(41)씨는 “낮에 봤던 미륵사지 모습과 완전히 다른 곳에 온 듯하다”며 “밤에도 즐길 거리가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륵사지 관광지 16년 만에 완공

익산의 대표 관광지인 미륵사지에 편의시설 등을 만드는 공사가 16년 만에 마무리되면서, 익산시가 ‘2022~2023 익산 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관광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는 미륵사지 인근 10만8000여㎡ 부지에 총 386억원을 들여 전통문화 체험관을 비롯해 관광안내소, 주차장, 녹지공간, 광장 등의 편의시설을 조성하고 최근 정식 개장했다. 미륵사지석탑 주변에는 미디어파사드 쇼를 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들었다.

전북 익산 미륵사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미륵사지석탑을 보고 있다. /김영근 기자

이 사업은 2006년 시작됐지만 토지 매입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연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석탑이 있는 미륵사지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지만, 그동안 관광객들은 낡은 시설 때문에 불편을 겪었다. 익산시 관계자는 11일 “미륵사지 관광지가 제대로 모습을 갖추면서 수학여행 등 대규모 관광객도 수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익산시는 앞으로 미륵사지와 백제왕궁, 무왕릉 등 핵심 유적 6곳에 예산 3600억원을 추가 투입해 관광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우선 문화재청과 함께 ‘익산세계유산 탐방거점센터’를 건립한다. 익산 금마면 동고도리 일원에 연면적 5500㎡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설계 비용 등으로 30억원이 반영된 상태다. 탐방거점센터는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한옥 형태로 만들 예정이다. 시는 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미륵사지 일대에 석탑을 제외하면 옛 건축물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홀로그램 등을 활용한 콘텐츠도 만들 계획이다.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관광객 1000만 시대 목표

익산시는 미륵사지 관광지 외에도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익산 주요 관광지 23개 지점 중 5개 지점을 방문해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모바일 커피 쿠폰과 기념품을 주는 ‘모바일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이벤트는 익산시민을 제외한 다른 지역 관광객만 참여할 수 있다. 익산시 스마트 관광 전자지도 홈페이지에 접속해 회원 가입 후 해당 관광지에서 스탬프를 5개 이상 획득하면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시는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촬영했던 ‘교도소 세트장’과 미륵사지를 연계한 관광코스도 만들었다. 교도소 세트장엔 매해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린다. 또 미륵사지와 금강변 용안생태습지, 국립익산박물관 등과 연계한 관광 코스도 만들었다.

시는 관광객 교통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KTX익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KTX익산역 개발 기본 구상 공모가 진행 중이다. 이후 예비타당성 조사 등 행정 절차를 거쳐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오는 2030년엔 익산역을 거점으로 하는 철도 운행 횟수가 증가해 연간 이용자가 15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익산역에서 관광지까지 이어지는 대중교통망도 개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익산시는 관광 산업을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약 50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세계유산 등을 활용한 관광산업이 앞으로 익산을 100년간 먹여 살릴 것”이라며 “미륵사지 관광지 완공으로 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조만간 올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김정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