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케이블카 설치

전남 완도군에 다도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케이블카가 생긴다. 완도군은 23일 완도의 최고봉이자 늘푸른 난대 수목이 펼쳐진 상왕산(해발 644m)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완도에 케이블카를 만들기는 처음이다.

완도 케이블카는 길이가 편도 3.6㎞로, 완도읍 동쪽 장보고공원과 완도의 명산 상왕산 정상을 잇는다. 사람이 타는 10인승 캐빈(cabin) 50대와 승강장 2곳, 전망대 등을 갖춘다. 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2년 뒤 착공하고 2027년 초 완성할 계획이다. 사업비 750억원은 민간 기업 3곳이 합작해 충당하기로 했다.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상왕산 정상까지 걸어서 2시간쯤 걸리는 시간이 10분 안팎으로 단축된다. 정상에선 맑은 날이면 직선으로 110㎞ 떨어진 제주도 한라산이 육안으로 보인다. 조봉흠 군 관광시설팀장은 “완도의 한 해 관광객은 최다 500만명 수준인데, 케이블카 하나만으로도 100만명 이상을 더 불러 모을 것”이라며 “체류형 관광객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당초 완도는 완도읍 완도타워와 신지면 명사십리해수욕장 옆 상산(325m)을 연결해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 케이블카를 추진했다. 하지만 해당 구간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구간에 포함돼 환경부가 반대하자 노선을 변경했다. 완도군 관계자는 “상왕산은 대부분 전남도 소유 산림이라 인허가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상왕산 동쪽 경사로에 설치되는 완도 케이블카는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케이블카다. 캐빈에 오르면 많은 섬이 점점이 흩어진 완도의 아름다운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또 잎이 사철 푸른 상록활엽수(常綠闊葉樹)가 빼곡한 국내 최대 규모 난대림(暖帶林)을 만나게 된다. 완도는 전국 난대림의 35%를 차지한다. 상왕산 서면에는 이르면 2026년 난대림을 오가는 산악열차 등을 갖춘 ‘국립 완도 난대수목원’이 들어선다. 케이블카를 타고 상왕산 정상에 오른 뒤 산악열차를 통해 국립 난대수목원을 둘러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