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군공항에 민간공항이 더부살이 하고 있다. /권경안 기자


광주민간공항의 전남무안국제공항으로의 이전여부를 놓고 광주시민권익위원회가 추진중인 여론조사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용섭 광주시장이 여론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시장은 20일 광주시의회 시정질의답변에서 “시민의 건의·제안으로 반드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사항”이라며 “권익위가 여론조사 결과를 시장에게 권고하면 시장이 결과를 바탕으로 수용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4일 “시민이 제안한 ‘민간공항 이전 재검토’ 처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통한 시민의견 수렴절차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결과에 따라서는 광주시와 전남도에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 광주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이 번복될 수도 있고, 광주군공항의 전남이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익주 시의원은 질의를 통해 “전남도와 협약 당시 민간공항 이전은 군 공항 이전과 함께 맞물린 해법”이라며 “전남은 군공항 이전에 미동조차 없는데, 혈세를 낭비하며 여론조사를 돌리고 소모적인 논쟁을 야기할 필요가 있는지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시장은 “2018년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이 2021년까지 광주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통합하고 광주군공항이전에 협력하기로 협약했다”며 협약 이행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당시 협약서를 보면 김영록 지사는 광주민간공항이 무안으로 통합된다면 광주군공항을 전남으로 이전하는 데 공감을 표시하고 이전에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협약 맺을 때 많은 시민이 박수를 보냈지만, 시민들은 전남도가 군공항이전에 부정적인데 내년에 민간공항만 이전하면 광주군공항은 영원히 이전 못하고 남는 게 아니냐 걱정한다”고도 말했다.

이 시장은 여론조사결과에 따른 수용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시정에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학계의 한 인사는 “대도시는 주변도시에 혜택을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미 이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사안을 놓고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는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여론조사에서 군공항이전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년 민간공항 선(先)이전’에 대한 시민의견을 묻겠다고 한다. 내달 10일까지 시민 2500명에게 대상으로 의견을 조사키로 했다. 시민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광주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개진된 의견은 ‘민간공항이전은 군공항 이전과 함께 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군공항이전 논의가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민간공항만 이전하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한 내용이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6월1일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의 약속이지만 시민과 도민을 대상으로 한 약속인 만큼 광주민간공항의 무안공항이전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민선 7기를 시작한 2018년 8월 “광주민간공항을 2021년까지 무안공항으로 이전, 통합하겠다”고 합의했다. 당시 광주군공항 이전사업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먼저 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여 돌파구를 만들고자 했다. 이어 군공항을 전남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였다.

최근 광주공공항의 이전사업추진과 관련, 국방부가 사업설명회 자료를 전남 지역 일선 시·군에 배포중인 가운데 무안·해남·고흥군은 배포자체를 적극 거부, 반송조치했다. 국책사업인 군공항이전사업이 전남지역 일부 자치단체와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민간공항의 선이전을 반대하는 여론이 부상해왔다. 군공항이전사업은 특별법에 따라 이전을 원하는 지자체(광주시)가 군공항예정지를 조성하고, 국방부는 기존 군공항부지를 넘겨주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구·수원과 달리 예비이전후보지조차 선정되지 않았다.

한편 광주시와 전남도는 광주민간공항의 명칭변경을 놓고도 엇갈리고 있다. 광주는 실제 이용객의 다수가 광주시민인 만큼 무안국제공항을 광주무안국제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하자고 전남도에 요청해왔다. 그러나, 전남도는 “국토부의 결정사항”이라며 떠넘기고 있다. 공항명칭변경문제는 지난 2008년부터 그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박광태 시장 재임 시절이었다. 당시에도 무안군은 즉각적으로 ‘반대’를 주장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관련, 전남도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