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밤 ‘백만화성축제’가 열린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에서 시민들이 야간 분수쇼를 감상하고 있다. 화성시는 시 승격 22년 만에 100만 인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인구 100만명이 넘게 되면 전국 기초 자치단체 중 수원·고양·용인·창원에 이어 다섯 번째 100만 도시가 된다. /화성시

30일 찾은 경기도 화성시장 접견실 대형 모니터에는 ‘인구 99만8965명’ ‘100만까지 1035명’이라는 숫자가 표시돼 있었다. 그 아래로 지역내총생산 전국 1위(81조8802억원), 재정 자립도 전국 1위(61.1%), 아동 인구 전국 1위(18만7136명), 연간 수출 규모 경기도 1위(206억356만달러) 등 화성시 성적표가 주르룩 붙었다.

경기 화성시가 군(郡)에서 시(市)로 승격한 지 22년 만에 인구 1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전국 기초 자치단체 중 수원·고양·용인·창원에 이어 다섯 번째다. 화성시는 자체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구 증가 추이를 분석하면서 ‘100만 도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르면 오는 9일쯤, 늦어도 올해 안에는 100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5일 동탄호수공원에서는 인구 100만 도시의 미래 비전을 선포하는 ‘백만 화성 축제’도 열었다.

화성군이 화성시로 승격한 2001년 인구는 약 21만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10년도 안 된 2010년 9월 인구 50만명을 넘어섰고, 다시 13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수도권 중에서도 개발 여지가 많았고, 기업 유치, 신도시와 택지 개발이 큰몫을 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좋은 일자리와 주거라는 두 가지 필수 요소가 맞물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지원

화성시는 기업과 함께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단지만 22군데에 기업이 2만7000여 곳. 경기도에서 가장 많다.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현대차 남양 연구소, 기아 오토랜드 화성 공장 등 세계적 기업도 두루 자리 잡고 있다. 지방세 수입의 60%를 기업이 낸다. 이렇다 보니 인구는 자동으로 유입되고, 기반 시설도 늘어났다.

특히 신도시 개발로 20~40대 젊은 인구가 급증했다. 대표 신도시인 동탄 1·2지구에 41만명이 사는데, 화성시 전체 인구의 40%가 이곳에 몰려 있다. 향남 1·2지구, 봉담 1·2지구, 남양 지구 등이 본격 개발된 2000년 이후 60만명이 새로 유입됐다. 앞으로 송산 신도시(송산그린시티)와 진안 지구에 각각 15만명, 7만명이 입주할 계획이어서 인구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젊은 인구 유입으로 화성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가 됐다. 평균 연령 38.8세.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226곳 중 가장 젊다. 전국 평균(44.6세)보다 5.8세가 적다. 젊은 부부가 많다 보니 태어나는 아기도 많다. 작년 한 해 화성시 신생아는 약 6500명으로, 전국에서 둘째로 많았다. 화성시 곳곳에 ‘아동 친화 도시’라는 문구가 나붙어 있는 이유를 봤더니 아동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나 됐다.

3년 전 동탄2신도시에 입주한 주민 박지안(33)씨는 “수도권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 화성 동탄을 선택했다”며 “승용차로 서울까지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고, 가까이 기차역에, 광역버스도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고 말했다.

오는 2025년 ‘특례시’가 되는 게 화성시의 목표다. 인구 100만명을 넘기고 2년을 유지하면 특례시 자격을 얻는다. 법적으로는 일반시와 다르지 않지만 건축물 허가, 택지개발지구·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지정 및 해제 등 행정·재정·사무 분야에서 여러 특례 권한이 생긴다. 현재 전문가와 시민 등으로 구성된 특례시준비위원회를 운영하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화성시는 또 100만 도시에 맞는 행정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에 구청 네 곳 신설도 요청해놨다. 도시가 급속하게 성장했지만 읍·면·동 체제로는 주민들의 민원이나 행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명근 시장은 “화성시가 급속하게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주거, 직장, 교육, 교통 등 여러 측면에서 살기가 좋아진 점 아니겠느냐”며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려면 반도체·미래차·바이오 등 미래 전략 산업 유치가 필수라고 보고, 20조 투자 유치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