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는 126년 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극장이 있다. 인천시 중구 경동에 있는 애관극장이다. 1895년 협률사라는 이름의 공연장으로 시작했다가 1920년대 ‘보는 것을 사랑한다’는 뜻을 담아 애관(愛觀)극장이 됐다. 6.25전쟁 때 불탔다가 1960년 현재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인천 애관극장 모습./인천 중구청

인천은 물론 우리나라 연극·공연·영화 등 문화 활동의 중심지였던 애관극장이 현재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최신식 멀티플렉스 극장에 밀려 사람들 발길이 뜸해졌고, 최근엔 코로나로 인한 관객 격감으로 운영난에 빠진 극장주가 매각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인천시가 애관극장을 사들여 근대문화자산으로 보존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인천시도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수차례 간담회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긍정적 반응이다.

인천시는 “11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라운드테이블에 기획자, 문화예술인, 영화·영상 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 지역상인과 주민, 청년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매입의 정당성과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역사·문화적 가치평가와 기본활용방안, 공론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홍준호 인천시 문화관광국장은 “경동거리를 중심으로 수많은 시네마 키드들이 꿈을 키워왔다. 한국 영화사의 주춧돌로서 애관극장이 갖는 의미는 크다”면서 “애관극장의 보존 및 활용에 대한 시민의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라운드테이블 진행을 통해 시민의 관점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