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로 떠나는 퇴역 해경 함정 ./해경

건조된 지 30년 된 퇴역 경비함들이 희귀 동식물의 보고(寶庫)인 갈라파고스 해역을 지키기 위해 떠났다.

해양경찰청은 “갈라파고스 해역 경비를 위해 무상 양여된 대한민국 해양경찰 300t급 퇴역 경비함정 2척이 지난 13일 마산항을 떠나 에콰도르로 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퇴역 함정 2척은 대형 수송선에 실려 에콰도르 과야킬항까지 간다. 현지에는 12월초 도착할 예정이다.

해경 측은 “이번 퇴역 함정 양도는 작년 5월 에콰도르와 체결한 해양안전 협력의 후속조치”라고 말했다. 당시 해경은 300t급 퇴역함정 2척을 에콰도르 해경에 무상 양도하기로 했다. 운반비는 전액 에콰도르에서 부담한다.

에콰도르로 이송된 제주 퇴역 경비함 302함과 303함은 각각 1990년, 1991년에 건조돼 작년 말까지 중국어선 등 불법조업 선박 나포 357척, 215척, 해난구조 203척, 179척의 실적을 올리며 제주해역을 지켜왔다.

한국 해경의 경비함 2척이 현지에 도착하면 약 3개월 동안의 수리기간을 거친 후 에콰도르 해경의 경비함정으로서 갈라파고스 기지와 포소르항을 왕복하면서 갈라파고스 해역의 불법 어로, 마약 운반 등 위법행위 단속과 응급환자 수송 등의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당초 5월중 에콰도르 해군참모총장이 방한해 약정서에 서명하고 함정을 인수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방한이 취소되면서 국제우편을 통한 약정서 체결을 진행하고 영상으로 감사 인사를 대신했다.

에콰도르 하린 해군참모총장은 영상에서 “퇴역함정으로 갈라파고스 군도의 해양 생물자원을 지키는 일에 도움을 준 대한민국 해양경찰의 우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해경 관계자는 “에콰도르는 6.25 전쟁 때 대한민국에 쌀과 물자를 지원해준 나라로, 6.25 70주년을 맞은 올해 이번 무상 양여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