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지역 사회단체로 구성된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추진위원회가 17일 양양군청에서 환경부의 설악산오색케이블카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 요구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강원 양양지역 사회단체로 구성된 친환경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케이블카 사업을 조속히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추진위는 17일 양양군청에서 회의를 열고 환경부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 요구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추진위는 “환경부의 갑질, 직권을 남용한 불합리한 행정처분과 소극적인 행정행위로 강원도민과 양양군민은 물질적 피해는 물론 정신적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재보완 요구를 철회하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케이블카가 조속히 설치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호소문을 청와대와 국민권익위원회 앞으로 보냈다. 이날 정준화 추진위원장은 삭발을 하며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앞서 설악산 국립공원에 오색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과 관련, 지방환경청이 “산양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동선(動線)을 분석하라”는 등 사실상 이행하기 어려운 환경 영향 평가를 지자체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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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케이블카는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와 끝청(해발 1480m) 사이에 길이 3.5㎞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양양군이 2012년부터 추진했지만, 2019년 환경부가 환경 훼손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며 제동이 걸렸다. 지난 연말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 결정으로 사업의 물꼬를 텄지만, 이후에도 지방환경청이 무리한 보완 요구를 하며 사실상 사업을 중단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양양군에 따르면, 원주환경청은 최근 양양군에 보낸 ‘환경 영향 평가서 2차 보완 요구서’에서 “사업 예정지 환경 현황에 대한 조사와 영향 예측이 미흡하고, 멸종 위기종 보호 대책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항목 10개에 대한 재보완을 요구했다.

요구 사항 중에는 ‘조사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산양 개체 수를 대상으로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위성항법시스템(GPS) 분석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양군은 멸종 위기종인 산양은 발견하기 어렵고, 주로 절벽에 서식해 포획 과정에서 산양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사 대상 산양의 구체적 숫자에 대해 원주환경청은 “양양군이 알아서 조사할 일”이라고 했다.

원주환경청은 박쥐의 초음파 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서식지에 대한 현장 조사도 요구했다. 양양군은 앞서 박쥐가 쏘는 초음파를 분석해 설악산 박쥐 개체 수와 종을 분석해 제출했는데, 여기에 서식지 현장 조사까지 추가 조사하라는 것이다.

원주환경청은 지반 안정성을 분석해야 한다며 설악산에 구멍을 뚫는 시추 조사도 지시했다. 양양군은 “케이블카 건설의 반대 명분으로 내세웠던 환경 피해 최소화 원칙에 어긋나는 조치”라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