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뉴스1

친모가 숨진 후 법적 친부의 외면으로 출생신고를 못하고 있던 신생아에게 주민등록번호가 생기게 됐다.

청주지법은 최근 숨진 아내가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책임지지 않겠다며 A(40대)씨가 낸 ‘친생 부인(否認)의 소’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아이가 A씨와의 혼인 기간에 태어난 자녀이긴 하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 등에 의하면 아버지가 아닌 것이 명백하다”며 “친생자 부인을 인정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 아이는 지난해 11월 16일 충북 청주시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산모는 출산 20여일만에 산후 후유증으로 숨을 거뒀다. 산모에게는 남편 A씨가 있었지만 별거 상태에서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었다.

아이는 유전자 검사 결과 A씨의 친자가 아니었다. 대법원은 2019년 혼인 중 출산한 자녀의 유전자 검사 결과 남편과 혈연관계가 아님이 확인됐더라도 남편은 법적 친자녀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아내와 불륜남 사이의 아이”라며 출생 신고를 거부했다.

이러는 동안 아이는 출생신고 없이 청주시의 한 보호시설에서 지내왔다. 이번 법원의 판단에 따라 아이에겐 보호자인 부모가 모두 사라지게 되면서 관할 지자체인 청주시가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청주시는 법원으로부터 판결문을 확인한 후 아이의 이름을 짓고 출생신고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출생신고를 마치면 아이는 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으로 옮겨져 성장하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