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소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조부 묘소./김두규 우석대 교수 제공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조상묘 봉분 앞에 식칼과 부적이 묻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세종경찰서는 세종시 한 민간 묘원에 있는 윤 전 총장 조상묘에 ‘저주성 테러’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두 차례 현장을 찾아 묘원 관리소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고 19일 밝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전 총장 조상묘가 훼손된 현장은 지난 16일 묘를 관리해 오던 윤 전 총장 친척이 처음 발견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묘지 봉분 위에는 인분과 계란 껍데기 등 음식 찌꺼기가 올려져 있었고, 식칼과 부적, 1m 정도 길이의 머리카락 한 뭉치 등이 봉분 앞 구덩이에 묻혀 있었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집안에서 묘지를 복구해 현재 훼손 흔적은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최근 봉분 일부에서 여러 가지 훼손 흔적이 있었고 (문중에서) 현장 사진을 찍었지만 역하고 혐오스러워 공개할 수 없을 정도”라며 “경찰에 이런 사실을 신고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곳 묘원에는 윤 전 총장 조부(祖父)를 비롯해 조상 유해가 안장돼 있다. 2009년부터 충남 공주와 논산, 전북 완주 등에 흩어져 있던 조상묘를 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에 착수하지는 않았다”며 “피해 사례가 경찰에 정식으로 접수되면, 관련 법 조항을 검토해 절차대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묘 훼손이 맞는다면 무속 신앙을 믿는 누군가가 윤 전 총장 조상 묘지를 훼손해 지맥(地脈)을 끊으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