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강의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조선일보DB

충남의 한 사립대 교수가 강의 전 학생들에게 보낸 기초질문지의 질문에 부적절한 성(性)적 표현이 들어가 논란이 일자 사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충남의 한 4년제 대학에서 병리학을 가르치던 외래교수 A(64)씨는 올해 수업이 진행되기 전 수강신청을 한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기초질문지를 배포했다. 첫 수업까지 수강생들이 문제를 풀어오도록 과제를 낸 것이다.

하지만 기초질문지의 일부 문항에서 병리학 수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성적인 질문이 있었다는 게 수강생들이 지적이다. 학생들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질문은 ‘남자 생식기의 적절한 크기는?’ ‘남녀 모두에게 성욕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물질은?’ ‘성행위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심폐 지구력을 테스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등이다.

또 ‘수태가 일어나는 장소는?’이라는 질문에는 자궁, 나팔관, 자궁경부, 모텔 등 4개의 보기가 들어갔다. ‘당신의 몸 가운데 가장 활동적인 근육은?’ 질문에는 등, 턱, 눈, 신혼여행에서 사용하는 근육이 보기로 제시됐다.

이 같은 문항에 학생들은 “병리학을 배우는데 필요한 질문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당혹스럽고 모멸감을 느낀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A 교수는 또 수강생들에게 성장과정과 종교관을 담은 자기소개서와 학생사진을 첨부해 보낼 것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A 교수가 수업과 상관없는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고 부적절한 성적 표현이 담긴 질문지를 보낸 것에 대해 대학 측에 항의했다.

해당 대학 측은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사실 확인을 거쳐 A 교수에게 자진 사직을 권고했고, A 교수는 최근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수는 대학과 학생들에게 “기초질문의 출처는 아마존 37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미국에서 200만부 팔린 책에 실린 BQ테스트(명석 지수) 질문이었다”면서 “일부 문제는 심각하게 고려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사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