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일본 쓰시마(대마도) 히타카츠항에 여객선이 도착했다. 한국인 관광객 400여명이 줄줄이 내리는 모습. /팬스타그룹

지난 3일 오전 일본 쓰시마(대마도) 히타카쓰항. 부산항에서 출발한 팬스타 쓰시마링크호가 도착하자 승객 400여 명이 쏟아져 나왔다. 터미널에는 ‘대마도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쓴 간판이 걸렸다. 터미널 직원은 “요즘은 평일에도 관광객이 북적북적하다”고 했다.

최근 쓰시마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쓰시마 부산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쓰시마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26만6451명으로 2024년(19만352명)보다 40% 증가했다. 쓰시마 부산사무소 측은 “지금 추세라면 올해 3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울릉도 관광객 수가 34만7086명이었다.

매일 배 3척(총 1300여 석)이 쓰시마를 오간다. 팬스타 쓰시마링크호를 운항하는 팬스타그룹 관계자는 “주말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부산~쓰시마 노선은 2020년 코로나로 끊겼다가 2023년 다시 열렸다. 오사카,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등 부산에서 출발하는 일본 노선 중 가장 인기가 많다.

요즘 쓰시마 바람을 주도하는 건 부산·울산·경남에 사는 20·30대다. 김경일 쓰시마 부산사무소 부소장은 “예전엔 낚시꾼이나 단체 관광객이 많았는데 요즘은 트렌드가 확 바뀌었다”며 “10명 중 5명은 젊은 개별 관광객으로 전기 자전거를 타고 카페나 맛집을 찾아다닌다”고 했다. 유명 제과점과 초밥집에서는 ‘오픈런(문 열기 전 줄 서는 것)’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래픽=이진영

쓰시마에서 만난 박지훈(25·경남 창원)씨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뜨는 여행지로 추천해 방문했다”며 “여자친구와 바닷바람 맞으며 전기 자전거 라이딩을 즐겼다”고 했다. 전기 자전거 대여료는 하루 1만5000원 정도다. 자전거 대여업체를 운영하는 김인태(62)씨는 “주말에는 보유한 전기 자전거 30대가 모두 동난다”고 했다.

쓰시마는 제주도의 절반 정도 크기다. 여기에 2만7000명이 산다. 민박집 주인 고광용(64)씨는 “쓰시마는 사람이 적어 조용히 지내다 가기 좋다”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멍 때리러 왔다’는 손님도 많다”고 했다.

쓰시마는 부산에서 49.5㎞ 떨어져 있다. 배를 타면 히타카쓰항까지 1시간 10분, 이즈하라항까지 2시간 10분 걸린다. 울산에서 온 직장인 김현아(32)씨는 “해외지만 근처 시골 여행 가는 것처럼 부담이 없다”며 “서울에서 KTX를 타고 내려와 부산과 쓰시마를 함께 둘러보는 사람도 봤다”고 했다.

쓰시마를 세 번째 찾았다는 이승훈(30·부산)씨는 “평일에는 왕복 승선권을 5만~6만원이면 살 수 있다”며 “한국어 안내판도 잘 돼 있어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했다.

‘러닝 크루(달리기 동호회)’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작년 6월 쓰시마에서 열린 ‘국경 마라톤 인 쓰시마’ 대회는 참가자 1328명 중 500명(38%)이 한국 러너였다.

한국 관광객이 늘어나자 팬스타그룹은 지난 1일부터 쓰시마 순환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한국전망대, 미우다해수욕장, 쇼핑센터 등 명소를 돈다.

코지마 시게키 쓰시마시 관광교류상공과 계장은 “한국 관광객은 1인당 2만2286엔(약 20만원)을 쓴다”며 “쓰시마 지역 경제를 받치는 귀한 손님”이라고 했다. 후나하시 히토시 쓰시마관광물산협회 사무국 차장은 “한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쓰시마 어업 체험’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