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체류자를 단속한다며 외국인을 불법 검문하고 체포한 반(反)이민 단체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2-1부(재판장 박준범)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체포)·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6개월을 유지한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불법 체류자 외국인 근로자 추방·서민 일자리 보호’ 등을 표방하는 반(反)이민 단체 대표로, 2024년 2월 충남 부여군 한 도로에서 같은 단체 회원 두 명과 함께 “불법 체류자라는 제보를 받았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외국인을 약 15분 동안 제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외국인의 얼굴과 국적 등을 노출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는 자기 행동이 현행범 체포로 정당했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추후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불법 체류자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체포할 당시 피해자가 명백히 불법 체류자라고 볼 객관적 징표는 없었던 만큼 ‘범인·범죄의 명백성’ 요건이 결여돼 현행범 체포로서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불법 체류자들의 행위로 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한 행위라고 주장하나 유튜브 자막 문구 등을 볼 때 외국인 체포 행위를 널리 홍보해 정치적인 이득을 얻으려 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서도 “피해자가 불법 체류자인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 입장에서 훼손된 명예의 정도가 크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경찰관으로부터 외국인을 검문하고 체포하는 게 불법임을 고지받기도 했다”며 “원심의 판결은 지극히 정당하므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