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기준 경북 예천군 인구는 5만3887명. 2015년(4만4674명)보다 20.6% 증가했다.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군(郡) 단위 지자체 73곳 중 10년 전보다 인구가 늘어난 지역은 예천군을 포함해 전국에 단 6곳뿐이다. 예천군 인구가 증가한 데엔 호명읍 일대에 신도시를 조성한 이유도 있지만, 예천읍 같은 구도심도 수년째 인구 감소세가 미미하다. 전국 대다수 지자체가 맞닥뜨린 고령화와 인구 감소, 지역 경제 위축 같은 ‘지역 소멸’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뜻이다.
그 배경엔 예천군이 ‘전지훈련 최적 도시’로 변신해 전국의 운동선수들을 불러들인 노력이 있었다. 예천군은 2021년쯤부터 예천스타디움과 진호국제양궁장 등에 수십억원을 투자해 훈련 시설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엔 200억원을 넘게 들여 국내 최초의 육상 전용 훈련장을 신설했다.
‘훈련하기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연인원 12만명이 예천을 방문했다. 5만여 예천 인구의 배(倍)가 넘는 전국 각지의 선수와 지도자, 팀 관계자들이 몰려온 것이다. 이들이 예천에서 머물며 식당·숙박시설 등을 이용한 덕분에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띠고 도시 분위기까지 밝아졌다. 스포츠 관련 방문자가 예천에서 직접 지출한 비용만 100억원이 넘고, 간접적인 경제효과까지 따지면 연 200억원에 달한다는 추산이다.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을 지낸 소순창 건국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예천은 ‘스포츠 도시’라는 고유한 콘셉트로 지방 소멸을 늦추는 성공적인 인구 마케팅을 펼친 사례”라며 “일본 등 해외에서도 스포츠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구 증가와 경기 활성화를 꾀하는 소도시가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