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감식반이 25일 오전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 화재 현장으로 5일차 화재 현장 감식을 위해 진입하고 있다. /뉴시스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안전공업 화재 발생 당시 화재 경보가 울렸다가 바로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업체 대표와 경영진 6명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를 했다.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26일 안전공업 화재 브리핑에서 “최초 화재 발생과 그 이후 급격한 연소 확대 부분도 중요하지만, 많은 분이 제때 대피하지 못해 희생이 컸던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현재까지 관련자 53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자 진술을 종합하면 처음에는 화재 발생 때 경보를 들었지만 불과 얼마 되지 않아 경보가 바로 꺼졌다”며 “그런 이유로 평소와 같은 경보기 오작동으로 알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결국 “다른 사람이 지르는 소리를 듣거나 연기를 목격하는 등 직접 화재를 인지하고 나서야 대피했다는 게 공통적인 진술”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게 대피를 지연시킨 원인으로 보인다”며 “경보가 울리다가 중단된 부분과 관련해 어떤 이유로 그런 건지, 누가 경보기를 끈 건지, 시스템상 문제가 있었던 건지 등에 대해 앞으로 계속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최초 발화지점을 동관 1층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 때 탈출한 안전공업 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가공라인에서 근무하는데 4라인 덕트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보고 소화기를 가지러 가던 중 불길이 급속히 확산해 피했다”고 진술했다. 동관 1층에는 6개 생산라인이 있고, 공정 특성상 4개 라인은 24시간 기계를 가동하는데 점심시간에도 직원 1명이 남아 정상 가동 여부를 확인한다고 한다. 화재 당시 구조된 직원들도 “1층에서 시작한 불이 2~3층으로 올라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 등 경영진 6명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했다”며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업무용 PC와 개인 휴대전화 등 256점을 디지털 포렌식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지난 23일 안전공업 본사와 2공장(대화동)을 압수수색해 임직원 휴대전화 10대와 소방·안전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경찰은 압수수색한 자료를 분석한 뒤 회사 관계자를 비롯해 건축·소방 감독기관인 대전 대덕구·대덕소방서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