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세계디자인수도 선정은 종착역이 아니라 도시의 진화 방식을 결정하는 새로운 시작이에요.” (토머스 가비 전 세계디자인기구(WDO) 회장)
24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2028 세계디자인수도(WDC) 부산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부산시와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했다.
부산시는 작년 7월 세계디자인기구로부터 ‘2028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됐다. 국내에선 2010년 서울에 이어 두번째다. 디자인 분야 국제기구인 세계디자인기구는 2년마다 세계디자인수도를 선정한다. 디자인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 혁신을 끌어내자는 취지다. 그동안 이탈리아 토리노, 핀란드 헬싱키, 스페인 발렌시아, 대만 타이베이 등이 뽑혔다. 이들 도시는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된 이후 관광객이 늘어나고 도시 경쟁력이 상승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세계디자인수도 선정 이후 부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가비 전 세계디자인기구 회장, 티모시 제이콥 옌센 ‘티모시 제이콥 옌센 스튜디오’ 수석 디자이너, 로 용치 상하이공정기술대 총장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디자인을 통한 도시의 회복과 연결’을 주제로 토론했다. 시민 200여 명도 참석했다.
옌센 수석 디자이너는 “세계 많은 도시들이 디자인 수도가 되고 싶어 한다”며 “부산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했다. 세계디자인수도가 되면 다양한 디자인 정책을 추진하고 그 경험을 세계 도시와 공유한다. 2008년 세계디자인수도인 이탈리아 토리노는 그 과정을 통해 쇠퇴한 자동차 도시에서 디자인 혁신도시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폐자동차 공장이 전시장이 되고 국제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디자인을 통한 도시 재생 사례다.
중국 ‘에어리지(Aridge)’의 공동 창업자 왕탄은 디자인과 첨단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에어리지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의 UAM(도심항공교통) 자회사다. 그는 “미래에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차)’를 타고 부산 금정산국립공원을 넘고 해운대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상상을 해본다”며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접목하면 도시가 확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디자인을 ‘단순히 도시의 겉모습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새롭게 주조(鑄造)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박 시장은 “부산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며 “디자인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공공 디자인의 수준을 높이고 시민의 일상 속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했다.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은 “서울은 ‘2010 세계디자인수도’가 된 이후 난립한 간판을 정비하고 곳곳에 걷기 좋은 거리와 랜드마크를 만들었다”며 “부산은 바다와 산, ‘피란 수도’의 역사가 있어 잠재력이 더 크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조선일보와 부산 동서대가 주관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우리가 꿈꾸는 부산은 단순히 멋진 건물이 많은 도시가 아니다”며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도시의 정책이 되는 도시, 시민이 함께 디자인하는 도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