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유족이 희생자 위패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과 노동 당국이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강제 수사에 나섰다.

대전경찰청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3일 경찰과 근로감독관 등 64명을 투입해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 손주환 대표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 등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불법 증축 여부, 안전 관리 실태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소방·고용노동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도 했다.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장 동관 1층 생산 라인 시설과 구조물, 사망자 14명 중 9명이 발견된 헬스장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경찰 수사팀은 이날까지 공장 관계자 20여 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노동 당국은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노동 당국은 이날 손 대표를 불러 약 5시간 대면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손 대표 등 회사 관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2024년 6월 사망자 23명이 발생한 경기 화성시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 화재와 관련해 회사 대표는 구속 기소돼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도입된 후 최고 형량이었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은 화재 대피 교육과 비상구 미비 등을 유죄 이유로 들었다.

이런 가운데 경찰 등은 이날 안전공업 화재 사망자 14명 중 13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나머지 1명은 추가로 정밀 감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대전시청 1층에 마련된 화재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는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분향소를 찾은 한 유족(50대 여성)은 제단 위 아들 위패를 보자 멍한 표정으로 “네가 왜 여기 있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어쩌면 좋아” 하며 통곡했다.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유가족도 이날 합동 분향소를 찾았다. 이들은 안전공업 사망자 유족을 만나 “비슷한 처지였던 만큼 함께 연대하겠다”며 위로했다. 지난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산업재해로 아들 고(故) 김용균씨를 잃은 김미숙씨도 분향소를 찾았다. 김씨는 “우리나라 안전이 아무리 강조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전 대덕구는 화재 희생자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대덕물빛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이 축제는 다음 달 4~18일 대청공원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