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 대학병원들의 진료 시스템이 기존 ‘특성화 센터’ 중심에서 특정 질환군을 전담하는 독립된 ‘특화 병원’ 체제로 진화하고 있다. 진단부터 수술, 재활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고도의 전문성 확보를 통해 환자 중심의 완결적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계명대 동산병원도 이에 발맞춰 의료 시스템 개편을 추진 중이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심혈관센터, 암치유센터를 각각 ‘모아(母兒)병원’, ‘심장병원’, ‘암병원’ 수준으로 격상시켜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심혈관 환자, 암 환자 등이 자신이 사는 집 가까이에서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24시간 책임지는 ‘모아병원’
지난해 11월 대구 지역 한 병원에서 출산한 30대 후반 산모는 멈추지 않는 산후 출혈로 응급 상황을 맞았다. 인터벤션 시술에도 출혈이 지속된 탓에 해당 병원에서도 더 이상 손쓰기 힘든 상황이 됐다. 더 늦기 전에 산모는 동산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찾았고, 위험한 순간을 무사히 넘겼다. 2014년 강원대병원, 충남대병원과 함께 전국 최초이자 대구·경북 지역 최초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개설한 계명대 동산병원은 이 센터의 규모와 역할을 ‘모아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산병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산과와 신생아과 교수가 상주 당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 신생아중환자실과 고위험산모 전용 병동 등에 특화된 전문 간호 인력 28명을 배치해 공백 없는 ‘24시간 전문 진료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 전체 분만 중 고위험 분만 비율이 95%를 웃돌고, 병상 가동률도 97~98%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재태기간(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었던 기간) 32주 미만이면서 체중 1500g 이하로 태어나는 ‘초미숙아’ 생존율 95.5%(2024년 기준)의 치료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산후 출혈 환자에게 24시간 인터벤션 시술과 외상외과 기반 후속 처치도 가능하다. 다학제 협진 네트워크도 갖췄다. 고위험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나 미숙아는 선천적 기형이나 복합적인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동산병원은 소아청소년과를 중심으로 소아외과, 소아심장, 성형외과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이를 통해 초고난도 수술이 필요한 환아들이 경제적, 시간적 손실을 감수하며 수도권 병원으로 갈 필요 없이 지역 내에서 완결적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산과 하이브리드 수술’도 전국 최초이자 최다 건수를 기록 중이다.
저출산 시대에 필수 의료의 가치를 더하기 위해 동산병원은 자체 재원을 투입해 병상도 증설 중이다. 또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모자 의료 진료 협력 건강보험 시범 사업’ 대표 기관으로 선정되어 공공 모자 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배진곤 교수(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는 “초미숙아 생존율 95.5% 이상을 기록하고, 전국 최초 산과 하이브리드 수술 도입이라는 성과는 120여 명의 전담 의료진이 24시간 사선을 넘나들며 쌓아 올린 치열한 기록”이라며 “앞으로도 대구·경북을 넘어 대한민국 필수의료를 지키는 가장 견고한 방파제로서, 단 하나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는 완결형 모아병원의 모델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첨단 시술과 압도적 결과로 증명한 ‘심장병원’
동산병원은 매년 관상동맥우회술 적정성 평가 1등급을 획득하고 있으며 해당 수술 건수도 국내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심장 부정맥 도자절제술은 8500례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심장 이식 수술 건수도 전국 5위권이다. 이에 고난도 수술 역량과 신기술의 선제적 도입을 통해 ‘심장병원’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심혈관센터는 2017년 지역 최초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심장이식 수술 100례’를 달성했다. 가슴을 열지 않고 인공 판막을 삽입하는 타비(TAVI) 시술은 물론, 심장 내 승모판막 역류를 감소시키는 고난도 ‘마이트라 클립’ 시술을 비수도권 최초로 성공하는 등 첨단 시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초 ‘방사선 제로 펄스장 절제술(PFA)’도 성공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동산병원은 지난해 7월 보스톤사이언티픽사로부터 PFA 교육센터로 지정됐다. 여기에 지난해 1월 비수도권 최초로 초소형 무선 심박동기 삽입술을 성공했고, 같은 해 10월 애보트(Abbott)사로부터 국내 최초 ‘AVEIR 무선 심박동기 교육·프록터 센터’로 지정받았다.
김형섭 교수(심혈관센터장)는 “최첨단 신기술과 독자적인 원스톱 진료 체계를 갖춘 독립된 ‘심장병원’으로 도약해 국내 심혈관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성자 치료기를 갖춘 암 병원 건립을 위한 ‘7.7 플랜’ 가동
‘센터를 넘어 병원’으로 향하는 마스터플랜의 완성은 대규모 신축 ‘암 병원’이다. 동산병원은 비수도권 최초이자 국내 세 번째로 최첨단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확정했다. 양성자 치료는 암세포 뒤쪽의 심장, 간 등 주요 장기에 방사선이 도달하지 않는 ‘후방 산란 제로’ 상태를 구현해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특히 방사선 노출에 따른 성장 지연 등의 치명적 우려가 있는 소아암 환자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치료 기법이다. 왕복 12차선 대구 달구벌대로와 맞닿은 정문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5층(연면적 약 6802평) 규모로 건립되는 암 병원에는 양성자 치료기를 중심으로 위·대장·간담췌·소아암 등 ‘7대 암’ 전용 센터가 들어선다. 이를 바탕으로 동산병원은 2029년 말까지 ‘전국 7위권’ 암 병원으로 도약한다는 ‘7.7 플랜’ 가동에 들어갔다. 도영록 교수(암치유센터장)는 “양성자 치료기 도입 등 수년 전부터 착실히 준비해 온 만큼 지역민을 포함한 모든 암 환자에게 최고의 암 치료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김준형 계명대 동산병원장은 “심장, 모아, 암 분야를 특화 병원 수준으로 집중 육성하는 것은 단순한 진료 확장이 아닌, 지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회적 책무”라며 “서울 대형 병원에 기대지 않아도 지역 내에서 세계적 수준의 정밀 의료를 안심하고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완결형 의료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