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정의 굵직한 사업들을 증언과 기록으로 복원한 책이 나왔다.
최근 출간한 ‘부산발전 대형사업 그때 그 사람들’이다. 1970년대 말부터 2010년대 부산지하철 1호선 건설부터 부산시민공원 조성까지 40여년 간 우여곡절, 뒷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사건과 사업을 사람의 관점에서 풀어낸 첫 시도다.
이 책은 부산광역시행정동우회가 ‘부산광역시 민선시장들’(2022)에 이어 두 번째로 펴낸 부산시정 기록서다.
필자는 차용범 전 부산매일 편집국장, 배재한 전 국제신문 사장, 박주영 전 조선일보 부산취재본부장, 박상현 전 국제신문 논설위원, 이병철 부산일보 논설위원 등 과거 부산시청을 출입한 언론인들이다.
책에는 부산의 교통대란 속 지하철 건설 반대 논리를 꺾고 건설 결정을 받아낸 과정, 해운대 신시가지 건설 당시 자칫 오늘의 도심에 자리 잡을 뻔한 하수처리장을 외곽으로 옮긴 과정 등 대형사업 추진 당시 뒷이야기도 담겨 있다.
광안대교는 현재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지만, 착공하기까지 환경단체의 반대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광안대교는 당시 교량 신기술의 실험장, 집약체였다. 육지에만 묶여 있던 부산의 도시공간을 바다까지로 넓히는 발상 전환의 기폭제였다.
광안대교를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 이성림 이사장은 “광안대교를 중심으로 부산의 해상교량, 7곳을 무대로 하는 ‘세븐 브릿지 투어’ 행사가 열리는 등 광안대교는 단순한 다리나 랜드마크 관광시설이 아니라 부산을 상징하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진화 중”이라고 말했다.
또 옛 수영비행장 이전 부지 35만6356평에 산업 업무 주거 첨단복합도시를 건설하는 센텀시티 조성은 지난한 과정을 극복한 프로젝트였다. 문정수, 안상영, 허남식 등 3명의 민선시장이 바통을 이어가며 사업을 지휘했다. 이 책에선 각각 독창적인 리더십으로 센텀시티 개발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부산 서면 한복판, 주한미군 부산기지사령부인 ‘캠프 하야리아’가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은 공무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고위 간부들이 명분과 여론으로 중앙정부와 싸웠다면, 실무 최전선에서는 인간적인 신뢰가 중요한 무기가 됐다. 당시 공원추진단 소속 7급 장승복 주무관은 국방부 실무자들에게 사비를 들여 온천장 곰장어 같은 부산의 명물을 대접하는 정성을 보였다. 또 장 주무관은 “부산시가 먼저 법안을 만들어 국회를 설득하자”며 ‘주한미군반환공여지역발전과 주한미군기지이전지원등에 관한 특별법안’의 초안을 만들었다.
이처럼 해당 사업을 담당했던 전·현직 공무원들의 생생한 증언도 담아 사료적 가치를 더했다.
‘부산발전 대형사업 그때 그 사람들’은 비매품으로 402쪽 분량이다. △부산지하철 1호선 건설 △부산 상하수도망 확충 및 현대화 △해운대 신시가지 개발 △부산 해상순환고속도로 건설 △센텀시티 개발 △부산시민공원 조성 등 부산발전에 기여한 총 6개 대형사업을 다뤘다.
박종수 전 부산광역시행정동우회장은 발간사에서 “부산 시정사 속 숨은 내용은 곧 부산의 역사”라며 “앞으로도 부산 시정사 기록 작업을 계속 추진해 지역사회와의 공감대를 넓혀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