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산업 지형도를 바꿀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이하 센텀2지구)’가 첫 삽을 떴다. 침체된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를 키우겠다는 부산의 승부수다.
부산도시공사는 이곳에 인공지능(AI), 첨단 조선·해양, 미래 모빌리티, 융복합 소재 등 첨단 산업 기업을 끌어모아 집적시키고, 기존 제조업 중심이던 지역 산업 구조를 4차 산업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단순히 공장을 짓는 산업단지를 넘어 연구개발(R&D)과 기업, 인재가 한곳에 모여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부산도시공사는 25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일원에서 센텀2지구 착공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신창호 부산도시공사 사장은 “센텀2지구는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닌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는 지역 혁신 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기업과 인재, 자본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중심지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센텀2지구의 롤모델은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다. 이를 위해 부산도시공사는 2024년 1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해당 부지를 ‘도심융합특구’로 최종 지정 받았다. 도심융합특구로 지정되면 판교처럼 도심 안에 산업·문화·주거 기능을 함께 갖춘 공간으로 개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일하고, 살고, 문화생활까지 누릴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올 하반기 국토부로부터 ‘도심융합특구 실시계획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센텀2지구는 해운대구 반여·반송·석대동 일원 191만㎡ 부지에 들어선다. 총사업비만 2조411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실제로 기업과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땅은 81만7000㎡(24만7000평)로, 이 가운데 34.8%는 산업시설용지, 31.4%는 주거·문화·지원 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 용지로 쓰인다. 기업 입주 공간뿐 아니라 근로자들이 머물고 생활하는 환경까지 함께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사업은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부산도시공사는 2024년 11월 1단계 구간 공사를 시작했다. 2·3단계는 풍산과 반여농산물시장 이전 절차가 마무리돼야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수 있어 2028년 이후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공사에 맞춰 투자 유치와 분양을 맡는 센텀2계획부, 단지 조성을 담당할 센텀2사업부 등으로 구성된 센텀2사업단도 출범시켰다.
센텀2지구는 입지 여건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운대구 센텀시티(1지구)와 마린시티 등 주거단지와 가깝고, 영화의 전당과 수영만 요트경기장 등 문화·관광 시설도 가까이 있다.
산학연 협력도 기대된다. 반경 10km 안에 부산대·부경대 등 8개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부산울산경남지원 등 여러 연구개발(R&D) 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가까이 모여 협력하기에 유리한 환경이다.
교통 여건도 좋다. 도시철도 4호선(반여농산물시장역·석대역)과 동해선(센텀역·원동역)이 사업지와 맞닿아 있거나 인접해 있고, 8개 시내버스 노선이 운행 중이다. 앞으로 진입도로가 새로 나면 도시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로 오가는 길도 한층 수월해져 광역 교통망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신창호 부산도시공사 사장은 “센텀2지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전략사업이 융합되는 ‘남부권 혁신 거점’이 될 것”이라며 “센텀2지구가 부산경제의 든든한 성장동력이 될 때까지 도시공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