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부산 어린이문화복합공간 ‘부산글로벌빌리지 들락날락’에서 어린이들이 ‘스토리텔링 로봇’을 이용해 영어 원서를 읽고 있다. /김미희 기자

“AI(인공지능)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미래 사회를 주도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입니다.”

지난 달 2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티호텔에서 열린 ‘2026 부산 AI교육 미래 전략 콘퍼런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이날 부산지역 현직 교사들은 이미지 생성 AI와 AI 음악 제작 도구를 활용한 국어·수학·음악 수업 사례를 직접 소개했다. 교과서 속 지식 전달을 넘어, AI를 도구로 삼아 창의력을 확장하는 수업 방식이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콘퍼런스에서 AI 교육 선도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나누며 현장 적용 방안을 모색했다.

부산에서 인공지능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교실과 도서관, 놀이 공간까지 파고들며 아이들의 학습 방식을 바꾸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미래 세대를 위한 AI 교육에 힘을 모으기로 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AI 허브도시 부산’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 특히 미래 인재의 역량이 핵심이라는 판단에서다.

두 기관은 지역 대학과도 협력해 AI 교육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가 AI를 접목한 어린이복합문화공간 확충이다. 시는 지난 9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글로벌빌리지에 AI 기반 콘텐츠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을 새로 열었다. 부산글로벌빌리지 행정동 1층의 노후된 홍보전시관을 리모델링해 아이들이 놀이처럼 영어에 몰입할 수 있는 체험형 학습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마트빌리지 보급·확산 사업 공모에 선정돼 총 사업비 10억원을 지원받았다.

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벽면을 가득 채운 AI 기반 LED 미디어 아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상 AI 튜터와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실감형 체험 공간에서 몸을 움직이며 단어를 익힌다. 디지털 독서 콘텐츠와 함께 영어 원서 1300여 권, 전자책도 비치돼 있다. 지난 19일 만난 최유권(12)군은 “AI 선생님과 영어로 대화도 할 수 있고, 게임하듯이 영어를 배울 수 있어 재밌다”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는 원어민이 가르치는 영어 독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운영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시는 내년에는 지원 대상을 확대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들락날락’은 단순한 학습 공간을 넘어, 부산시가 추진하는 ‘15분 도시’ 정책의 핵심 시설이기도 하다. 어린이복합문화공간인 들락날락은 지난달 기준 부산 전역에 95곳이 운영 중이다. 15분 도시는 프랑스 카를로스 모레노 소르본대 교수가 제안한 개념이다.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이내 거리에서 교육·문화·여가 등 기본 생활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도시를 뜻한다. 집 가까이에서 배움과 놀이, 돌봄이 동시에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글로벌빌리지 들락날락은 아이들이 놀면서 영어를 배우는 체험형 영어 학습 공간으로 특별하게 조성했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영어 하기 편한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