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10 총선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공표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예찬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부산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주호)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 부원장에 대한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앞서 1심 판결에 형이 가볍다고 양형 부당으로 항소했는데, 1심 구형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했다. 검찰은 1심에서 장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장 부원장은 “당시 문제가 된 여론조사 홍보물은 정치인에게 사형 선고인 공천 취소의 여파로 무소속으로 치르던 때 정신없이 일정을 소화하던 중 발생한 일”이라면서 “어떠한 고의나 목적을 가지고 왜곡해 발표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재판으로 2년 동안 처절하게 반성하며 사건 자체의 부주의함뿐만 아니라 실수투성이에 거칠었던 정치 여정까지 후회하고 있다”며 “사법의 단죄가 아니라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는 젊은 정치인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장 부원장은 2024년 22대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가,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같은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당시 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투표 여부와 관계없이 선생님께서는 누가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장 부원장은 27.2%를 기록해 3위로 나타났다. 그런데 장 부원장은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묻는 항목에서 나온 자신에 대한 응답률 85.7%를 인용해 ‘장예찬 당선 가능성 여론조사 1위’라는 문구가 담긴 홍보물을 배포한 것이다.
1심은 장 부원장에게 허위 사실 공표와 왜곡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은 “부적절한 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홍보물에 표기된 수치를 보면 세 후보의 합이 100을 훨씬 넘긴다”며 “조금만 들여다보면 ‘여론조사 가상 대결 지지층’이라는 표시가 돼 있어, 결과를 왜곡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대법원은 홍보물 제일 윗부분에 ‘장예찬! 당선가능성 여론조사 1위!’라는 문구가 가장 큰 글자로 기재된 점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일반 선거인들은 여론조사 결과 장 부원장이 당선가능성 항목에서 1위로 조사됐다고 인식하기에 충분하다”고 봤다. 각 그래프와 백분율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일반 선거인들은 홍보물 상단 문구를 중점적으로 인식했을 것이란 얘기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여부를 판단할 때는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 판결엔 공직선거법상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의 의미에 관한 법리 오해가 있다”고 했다.
한편 대법원은 장 부원장의 허위 학력 기재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확정했다. 장 부원장은 네덜란드 ‘주이드 응용과학대 음악 단과대학’을 중퇴했으나 총선 후보 등록 시 학력란에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국립음악대 음악학사과정’으로 표기해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았다. 원심은 “장 부원장이 기재한 학력은 세부적으로 일부 진실과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 있으나 허위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