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전복으로 승선원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나자 책임 회피 목적으로 선박 임대차 계약서를 거짓으로 꾸민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선주 부부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대전지법 형사2-2부(재판장 강주리)는 업무상 과실 선박 전복·업무상 과실치사·선박안전법 위반·사문서 위조·위조 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선주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의 남편이자 공동 운영자인 B씨의 형량도 징역 2년에서 징역 1년으로 감형됐다.
이들은 2024년 12월 30일 오후 6시 20분쯤 충남 서산시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서해호가 전복돼 승선원 7명 중 선장을 비롯한 5명이 사망하자 이튿날 ‘선박 임대 기간 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임차인인 선장이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허위 선박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 해경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최대 화물 선적 출항 조건과 화물 적재 고박 지침에 따른 안전 조치 등 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서해호는 총 59.9t을 갑판 중심부에 벌크식 곡선 형태로 적재한 상태에서 운항하도록 승인된 선박이다.
하지만 사고 당시 서해호에는 폐기물을 실은 덤프트럭 1대와 건설 자재를 실은 카고크레인 1대 등 총 60t의 적재물이 고박되지 않은 채 실려 있었다. 좌현 프로펠러도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다.
서해호는 고파도 인근 해상을 항해하던 중 무게 중심이 우현으로 쏠리면서 해수가 유입됐고, 고박 없이 적재된 차량이 우현으로 밀리며 급격하게 기울어져 전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사문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고인이 된 선장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고 계획한 뒤 수사기관에서 행사했다”며 “5명이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키고 피해자 유족과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2심에 이르러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이 고려돼 형량이 줄게 됐다.
2심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로 선박이 전복돼 5명이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는데도 사건을 무마하려고 임대차 계약서를 위조·행사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선박에 싣게 될 구체적인 선적물의 내용과 무게까지는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 유족들에게 용서받거나 공탁한 점을 고려할 때 형이 너무 무겁다는 피고인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