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와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별.’ 남쪽 하늘 끝자락에 잠시 모습을 드러내는 ‘노인성(Canopus)’을 직접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서귀포에서 열린다.
제주도 서귀포시는 노인성이 관측되는 시기를 맞아 3월 15일까지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에서 ‘노인성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노인성은 남반구 용골자리(Carina)에 위치한 가장 밝은 별이다. 예로부터 동아시아에서는 이 별을 보면 무병장수와 행운을 얻는다는 전설이 전해져 ‘무병장수의 별’로 여겨졌다. 전쟁 때나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을 때에는 이 별이 보이지 않다가 천하가 안정되고 평화가 찾아오면 보였다고 한다. 또 이 별을 3번 보면 백수를 누린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국가적으로 노인성에 제사를 지냈으며, 노인성을 관측하면 즉시 나라에 보고해야 할 만큼 상서로운 일로 여겨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쪽 지평선 가까이에서 짧은 시간만 관측할 수 있어 보기 어려운 별로 꼽힌다. 특히 관측 조건이 뛰어난 제주, 그중에서도 남쪽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서귀포는 국내 최적의 노인성 관측지로 알려져 있다.
이 별을 보기 위해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은 한라산을 세 번이나 올랐다고 한다. 서귀포 대정에 유배온 추사 김정희는 자신의 적거지를 ‘수성초당(壽星草堂)’이라 부르며 노인성에 대한 시를 남길 만큼 깊은 관심을 보였다.
또 제주지역 영주 12경의 하나인 ‘서진노성(西鎭老星)’은 서귀진에서 새벽에 일어나 노인성 보는 것을 최고로 여기는 경승지였다. 1904년에는 서귀진에 있는 노인성단을 수리하고 노인성각을 새로 지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1968년 삼매봉 정상에서 남극노인성을 바라보기 위해 남성정(南星亭)과 남성대(南星臺)를 세웠다.
서귀포천문과학관 관계자는 “노인성은 청정한 밤 날씨가 계속되는 2월에 관측하기에 가장 좋고, 서귀포 바다 수평선 4~5도 정도에서 이 별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노인성 관측 프로그램’은 노인성 관측이 가능한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에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천체망원경을 통해 노인성을 직접 관측한다. 관측에 성공하면 ‘관측 인증서’도 받을 수 있다.
관측 예약은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서귀포시 E-티켓 홈페이지에서 관측 가능 시간을 확인한 뒤 이용 7일 전 오후 6시부터 전날까지 예약할 수 있다. 당일 예약은 불가하다.
천문과학관 관계자는 “노인성 관측은 서귀포의 자연환경과 천문 자원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라며 “관광객과 시민 모두에게 겨울밤의 소중한 추억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