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법적 분쟁을 전담할 국내 첫 ‘해사법원’이 2028년 부산과 인천에서 문을 열게 됐다. 12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부산·인천에 ‘해사국제상사법원’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법원설치법 개정안과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28년 3월 개원 예정이다.

해사법원은 가정법원이나 특허법원같이 특정 분야를 전담하는 특수법원이다. 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을 포괄적으로 관할하게 된다. 예컨대 선박 충돌 사고가 났거나 선원이 다쳤을 때 진행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원의 급여 소송 등을 해사법원이 맡는다. 선박 운항이나 선장 업무가 정지됐을 때 이의를 제기하며 내는 행정소송도 해사법원이 담당하게 된다.

그동안 이런 소송은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부산지법,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산고법 등 5곳의 해사 전담 재판부가 주로 담당해왔다. 그러나 재판관들이 다른 일반 사건과 해사 사건을 병행하기 때문에 판결이 더디고 전문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사법원은 또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과 물건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제 상거래 분쟁’도 맡는다. 예를 들면 제품을 수입했는데 엉뚱한 물건이 왔다거나 파손돼 있을 때 책임 여부를 가리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국내에 국제 상거래 전문 법원이 없는 탓에 영국이나 중국 등 해외 법원을 찾아가야 했다. 김유명 변호사는 “해외로 유출됐던 연간 2000억~5000억원의 소송 비용이 국내에 흡수될 것”이라고 했다.

해사법원의 세부 위치와 규모 등은 법원행정처가 정하게 된다. 부산은 동구와 서구가, 인천은 연수구와 동구가 유치전에 나섰다.

이날 법안이 통과된 직후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해양수도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세계적인 공항과 항만을 갖춘 인천에 국제 분쟁 해결 기능까지 더해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