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인천 동구

“옛날 달동네 모습이 아이들은 신기한가 봐요.”

겨울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두 아이와 함께 인천 동구 송현동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을 찾은 강모(45)씨는 1960~80년대 가정집에서 볼 수 있던 텔레비전과 전화기, 대문, 장롱, 옷가지, 문패 같은 전시물과 옛 달동네 골목길 등을 재현한 모습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아빠 어릴 적엔 익숙한 풍경들”이라며 하나하나 설명을 이어갔다.

강씨는 “스마트폰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재래식 화장실이나 가스레인지 대신 아궁이가 있던 주방 등 지금은 사라져버린 모습을 보며 흥미로워했다”며 “옛 생활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이해시킬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인천 옛 달동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이 전시물과 전시 공간, 편의 시설 등을 확충하는 증축 공사를 마무리하고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인천 동구에 따르면, 박물관이 들어선 인천 동구 송현동 163 언덕 일대는 1910년 상수도 배수지와 이를 관리하는 수도국이 설치되면서, 송현산이라는 이름 대신 ‘수도국산’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수도국이 있는 산’이라는 의미였는데, 이후 정식 명칭으로 굳어졌다.

한국전쟁 이후 북쪽에서 내려온 피란민과 충청도·전라도 등 지방에서 올라온 노동자들이 이 일대에 판잣집을 짓고 살기 시작해 1970년대엔 약 3000가구가 모여 사는 달동네가 됐다.

인천 동구는 1990년대 후반 재개발 사업으로 사라지게 된 달동네를 추억하기 위한 박물관을 수도국산에 만들어 지난 2005년 개관했다. 박물관은 매년 10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동구는 이 박물관을 지역 대표 문화 시설로 성장시키겠다며 개관 20주년을 앞둔 지난 2023년 증축을 결정했고, 2년여 공사를 마친 뒤 지난 2일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2045㎡ 규모였던 박물관은 증축 공사 후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3640㎡ 규모로 넓어졌다. 공사엔 149억9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인천 동구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내부./인천 동구

상설 전시실은 1개에서 2개로 늘어났다. ‘상설전시실 1관’은 수도국산 달동네의 형성 과정과 달동네 생활 공동체, 전쟁이 바꾼 인천의 풍경, 산업화 시기 동구 지역 주요 기업 등을 주제로 한 전시 공간으로 꾸며졌다. 달동네의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영상 상영 공간도 마련됐다.

‘상설전시실 2관’은 당시 주택과 골목 모습을 비롯해 귀했던 텔레비전을 보기 위해 좁은 방에 모여들던 주민들, 공동 수도, 이발관, 솜틀집, 연탄 가게 등 수도국산 달동네 모습을 실감 나게 재현했다.

시대별 TV와 라디오 등을 소개하는 아카이브 전시실, 기증 전시실, 어린이 전시실 등도 갖췄다. 박물관 주차장도 32면에서 117면으로 확충해 이용 편의를 높였다.

박물관을 찾은 박모(75) 할머니는 “옛 수도국산 주변 달동네 모습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며 “50년 넘게 동구에 살았는데 전시물을 보니 젊을 적 생각도 나고, 고생했던 생각도 떠올라 뭉클했다”고 말했다.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은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3월 1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동구 관계자는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이 동구를 대표하는 문화 시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동구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내부./ 인천 동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