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5일 오후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공천을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이 5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명씨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씨와 김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명씨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의원이 명씨에게 세비 절반을 떼준 혐의에 대해서 “피고인들 사이에 수수된 금액은 급여 또는 채무 변제금이고, 나아가 그것이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수수됐다거나 명씨가 정치 활동을 위해 수수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A씨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B씨로부터 공천 대가로 2억4000만원의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이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질적 소유주가 아니고, 미래한국연구소 전 소장 김모씨가 차용증을 쓰고 빌린 운영 자금 등으로 판단했다. 또 A씨 등의 공천과 관련해 김 전 의원과 명씨가 노력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영향력도 없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만 명씨가 수사 과정에서 처남에게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 저장 장치(USB) 등 관련 증거를 숨기라고 지시한 혐의에 대해선 “증거를 은닉하려는 고의가 있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명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5년 및 추징금 1억6070만원을, 증거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의원에겐 징역 5년 및 추징금 8000만원을 구형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재·보궐선거 때 김 전 의원을 국민의힘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의 회계 담당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세비 등 807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들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A씨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B씨로부터 공천 대가로 정치자금 2억4000만원을 기부받은 혐의도 있다.

명씨는 처남을 통해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 저장 장치(USB) 등 관련 증거를 숨기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휴대전화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정치인과의 통화 녹취 등이 담겨 있어 ‘황금폰’으로도 불렸다. 명씨 측은 2024년 12월 12일 돌연 검찰에 휴대전화기 등을 제출했다.

선고 직후 명씨는 법원 밖에서 취재진에게 “(검찰이) 조작된 음성 녹음을 너무 많이 가져 나왔다”며 “교도소에 있는 동안 많이 성찰했고, 많은 분에게 상처를 줬는데 앞으로 더 신중하게 살겠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항소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A·B씨, 김태열 전 소장도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