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숙·재생원 피해자가 발언하고 있다. /권태완 기자

1950~1970년대 인권 유린이 있었던 부산 지역 집단 수용 시설인 ‘영화숙·재생원’의 피해자들이 정부와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부산지법 민사11부(재판장 이호철)는 28일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 손석주 대표 등 18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 공판에서 국가와 부산시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부와 부산시가 원고들의 청구액 712억원 중 51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배상 금액은 수용 기간 1년당 피해자들은 9000만원, 유가족들은 1500만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유가족 중 1명은 피해자의 사망 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없어 기각 판결을 받았다.

아울러 국가와 부산시가 주장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국민으로부터 재판권을 위임받은 법관으로서 그동안 고통받고 외면받았던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선고 이후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는 “진실 규명 결정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이들에 대한 직권조사와 진실 규명 절차 확대, 법 개정을 통해 별도의 소송 없이 배상받을 수 있길 요구한다”고 했다.

영화숙·재생원은 1951년 설립 이후 1970년대까지 운영된 부산 지역 집단 수용시설 중 하나다. 지난해 2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를 통해 이곳에서 강제 수용과 노역, 구타, 가혹행위, 성폭력, 시신 암매장 등이 자행된 사실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