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 200여 명으로부터 200억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 심재남 부장판사는 사기와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주범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법원은 또 공범이자 A씨의 조카인 30대 남성 B씨에겐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건물 명의자인 50대 여성 C씨와 그의 아들인 20대 남성 D씨는 각각 징역 10년과 3년을 선고받았다.
A씨 등은 2018년 7월~2024년 2월 자기 자본 없이 대출금과 임차인들의 전세 보증금으로 건물을 매입하는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부산 부산진구와 연제구 등에 있는 오피스텔 7채(265가구)를 구매해 피해자 250명으로부터 보증금 208억94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295억원 상당의 건물 7채를 구매하는 데 쓴 돈은 불과 2억원에 불과했다.
이들의 건물은 금융기관 대출과 전세 보증금을 모두 합치면 건물 시세를 넘는 이른바 ‘깡통 건물’이어서 건물을 팔더라도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산가라서 건물에 설정된 근저당권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고, 보증금 반환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이들은 또 보증보험 가입을 위해 부채 비율을 낮추고, 실제 계약한 전세금보다 더 낮게 임대차 계약서 85장을 위조한 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제출한 혐의도 있다. 정부의 규제로 임대 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되자, 이들은 보증보험 가입을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보증보험을 믿고 전세 계약을 체결했지만 나중에 위조 사실이 드러나면서 HUG로부터 보증금 지급이 거절되거나 취소되는 등 2차 피해를 보게 됐다고 한다. 피해자 대부분은 20~30대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새로운 임차인에게 받은 보증금을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주는 소위 ‘돌려막기’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또 이들은 피해자들의 전세 보증금을 개인 생활비나 채무 변제, 외제차 리스료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38억원은 A씨의 형사 합의금과 변호사 비용 등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심 판사는 “다수의 임차인을 속여 보증금을 가로채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 “피해자 수가 많고 피해액 합계가 200억원이 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