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인천 송도로 확정됐던 재외동포청 본청 위치를 외교부가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인천 시민들이 ‘이전 반대’ 항의에 나섰다./인천시총연합회

인천 송도에 있는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청이 서울 광화문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인천 지역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재외동포청 측은 ‘외교부와 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는데, 인천에선 “설립 취지와 어긋나고 지역 균형 발전도 해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사 이전 검토를 철회하라”고 했다. 고남석 시당위원장과 박찬대·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재외동포청을 찾아가 김경협 청장에게 항의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도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항의 전화를 걸었다.

논란은 김경협 청장의 언론 인터뷰에서 불거졌다. 그가 “광화문 정부청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면서 지역 여론에 불이 붙은 것이다.

2023년 6월 문을 연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 교류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등 사업을 총괄한다. 개청 당시 서울과 제주, 광주 등이 유치전을 벌였으나 결국 인천이 유치에 성공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어 재외 동포들이 찾아가기 편하고, 지역 균형 발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점이 고려됐다. 1902년 인천 제물포항에서 근대 이민의 역사가 시작됐다는 상징성도 높은 점수를 받는 요인이었다. 대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광화문에 통합 민원 센터를 뒀다. 현재 직원 150여 명 중 120여 명은 인천에, 20여 명은 광화문에 근무 중이다.

그러나 출범 2년여 만에 재외동포청이 ‘업무 효율성’을 들고 나왔다. 김 청장은 “업무 특성상 외교부와 긴밀히 협의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 (송도가) 너무 떨어져 있어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했다. ‘임차료 부담’도 이전 근거로 제시했다. 현재 송도 부영송도타워의 34~36층을 빌려 쓰고 있는데, 오는 6월 계약이 끝나면 임차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인천 지역사회는 “공무원 출퇴근길 편하라고 3년도 안 된 정부 기관을 서울로 옮기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반발한다. 유정복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청사 이전설은) 공무원의 행정 편의주의적 결정”이라고 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광화문을 바라보지 말고 인천에 안착할 해법을 찾으라”고 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숙고되지 않은 서울 이전 언급으로 행정의 일관성과 시민사회의 신뢰가 훼손됐다”며 “김 청장의 발언 철회, 시민에 대한 공식 사과, 외교부 차원의 재발 방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발이 커지자 재외동포청은 ‘내부 검토 단계일 뿐, 이전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재외동포청 관계자는 “동포들의 편의성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서울 이전 검토를 보류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