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이 미나리 농가의 비닐하우스 불법 식당 영업 근절에 나섰다. ‘단속’이라는 채찍과 동시에 ‘판로 확대’라는 당근도 함께 동원해 수십 년째 이어져 오던 미나리 비닐하우스 불법 식당 영업이 근절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구와 달성군 등 대구 지역 일부 미나리 농가들은 미나리 출하시기인 12월에서 2월 사이 비닐하우스 안에서 미나리와 함께 고기, 술 등을 판매하는 불법 식당 영업 행위를 해왔다. 이런 탓에 요식업계의 반발과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24년 3월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가 대구 동구청 앞 광장에서 미나리 비닐하우스 불법 영업 근절을 위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런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축제 형태로 전환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경남 양산 원동면은 수년째 ‘원동 미나리 축제’를 열어왔지만, 올해는 사실상 무산됐다. 원동 미나리 축제는 비닐하우스 내 취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해 전부터 매화축제장 인근에 임시 부스인 미나리타운을 설치해 합법적인 식당을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원동면 주민자치회가 축제 개최를 위한 시 보조금 3500만원을 신청하지 않았다.
12일 달성군에 따르면, 달성군은 지난해 1월부터 미나리 농가의 비닐하우스 불법 식당 영업에 대한 집중 단속을 예고하며 수십 년째 이어온 이들의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농가들은 반발했다.
이에 달성군은 지난 1년 동안 미나리 유통 정상화를 위해 작목반과 화원농협 등 관계자들과 수차례 만나 판로 개척과 신규 지원 사업 등을 논의했다. 농업정책과, 위생과, 도시정책과 등 3개 부서가 참여해 단속과 함께 지원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달성군은 미나리 축제 개최와 상설 판매장 설치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미나리 농가들은 반대했다. 일회성 행사 중심의 단기적 효과보다는 농가에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논의 끝에 달성군과 화원미나리 작목반은 지속적인 판로 개척 방안의 하나로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 ‘화원미나리’ 출하를 이끌어냈다. 또 작목반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도권 시장 진출에 필요한 물류비(운송비) 지원 예산 4000만원도 확보했다. ‘농산물 판매 박스 지원사업’과 연계해 수도권 소비자 선호에 맞춘 4㎏ 박스와 200g 포장재 신규 제작 예산도 추가로 편성했다. 여기에 달성군 2026년 고향사랑 기부제 답례품으로 미나리도 추가로 선정했다. 온라인 쇼핑몰인 ‘참달성’에도 미나리를 입점시키는 등 온라인 유통·판매망도 확대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연말부터 1월 현재까지 달성군 화원 일대 미나리 농가의 비닐하우스 불법 영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달성군 측이 설명했다. 현재 화원 지역에는 39개 미나리 농가가 있다고 한다.
화원농협 미나리 작목반 한 관계자는 “하우스 영업을 통한 수입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걱정이 적지 않지만, 가락시장 출하도 이뤄지고, 온라인 판매도 늘어나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미나리 유통의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하는 것은 미나리 작목반이 주체가 돼 자생력 강화를 통해 이뤄낸 성과라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달성군 화원 미나리가 지역 대표 특산물로서 전국적 인지도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