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한국마사회 제주목장을 찾았다. 국내에서 가장 큰 수컷 종마(씨수말) 목장이다. 국내 경주마 대부분이 여기 종마의 후손이다. 현재 종마 5마리가 산다.

제주목장은 다음달 새 가족이 되는 종마 ‘닉스고’를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목장 직원들이 33㎡(약 10평) 크기의 마방(馬房)을 쓸고 닦았다. 마방은 원목으로 꾸몄다.

세계 챔피언 시절 힘차게 트랙을 달리는 ‘닉스고’의 모습. 다음달부터 한국마사회 제주목장에서 종마로 활동한다. /한국마사회

미국산 더러브렛종인 닉스고는 2021년 세계 경주마 랭킹 1위 출신이다. 브리더스컵 클래식, 페가수스 월드컵 등 세계적인 경마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했다. 4년간 현역으로 뛰며 탄 상금은 총 925만3135달러(약 134억원)다.

미국에서 경주마로 뛰었지만 마주(馬主)는 한국마사회다. 마사회가 2017년 미국에서 열린 경매에 참여해 사들였다. 낙찰가는 8만7000달러(약 1억원). 당시 닉스고는 한 살이었다. 마사회 관계자는 “DNA 검사 등을 거쳐 닉스고를 낙점했다”며 “될성부른 떡잎을 잘 고른 것”이라고 했다. 이름도 코리아의 K를 붙여 닉스고(Knicks Go)로 지었다.

닉스고는 2022년 은퇴한 뒤 미국 목장에서 종마로 활동하고 있다. 한 번 교배료는 3만 달러(약 4300만원)다. 닉스고는 현재 미국 종마 랭킹(퍼스트 크롭 사이어) 4위다. 종마의 새끼들이 받은 상금을 모두 더해 순위를 매긴다.

닉스고가 올해 교배할 암컷 말은 100~130마리다. 제주목장 관계자는 “경주마를 키우는 국내 목장 160여 곳이 잔뜩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목장은 닉스고에게 하루 3번 홍삼과 비타민 등을 먹일 예정이다. 영양제 값만 하루 12만원 정도다. 닉스고가 뛰놀 전용 방목지도 6600㎡(약 2000평) 확보했다. 시민 공개 행사도 열 계획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일본도 1990년대 ‘선데이 사일런스’라는 종마를 발굴해 경마 선진국으로 성장했다”며 “닉스고가 왕성하게 활동해 국내 경마의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면 좋겠다”고 했다. 국제경마연맹에 따르면 세계 경마 시장 규모는 약 143조원이다. 승마, 말 사육 등 전체 말 산업 규모는 360조원으로 추정된다. 미국, 영국, 호주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