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문 앞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오른쪽)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2일 광주·전남 행정 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새해 합동 참배를 하고 ‘광주·전남 통합 지방정부 추진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단체장은 선언문에서 “광주·전남 대부흥의 새 역사를 열어가기 위해 양 시·도의 대통합을 곧바로 추진하기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양 시·도는 AI·에너지 대전환 시대, 남부권 반도체 벨트의 중심축이자 대한민국 미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역사적 전기를 맞고 있다”며 “특히 이재명 정부에서는 통합 시·도에 대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와 조직 특례를 부여하고, 교부세 추가 배분 및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계획하고 있어, 지금이야말로 광주·전남이 대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이어 “시·도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재정·권한 이양과 특례 확보에 최선을 다한다”며 “미래지향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해 지역발전과 시·도민 복리를 최대한 증진할 수 있도록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 추진하기로 한다”고 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광주·전남 행정구역 통합과 맞춤형 특례를 담은 통합 지방자치단체 설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별법에는 통합 지방정부가 국가 행정권한과 재정권한 이양을 통해 연방제 국가에 준하는 실질적 권한과 기능을 확보할 수 있는 특례조항을 반영한다.

시·도는 행정구역 통합의 실무협의를 위해 동수로 구성하는 ‘광주·전남 통합추진협의체’를 설치하고, 전남 부지사와 광주 부시장을 당연직으로 하는 4명의 공동대표를 두기로 했다. 시·도의회와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통합안을 확정하고, 조속히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왼쪽)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뉴스1

통합안을 토대로 특별법 최종안을 만들어 오는 2월 국회에 제출하고 나서 의결되면, 이후 올해 6월 지방선거까지 행정구역(선거구) 조정 등을 거쳐 통합 시장을 뽑고 7월 ‘광주·전남 초광역특별자치도’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지사는 선언문 발표 이후 “이른 시일 안에 통합을 이루고 가능한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선거를 통해 통합 단체장을 뽑고, 7월 1일부터는 전남·광주 대통합 새로운 역사를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시장도 지난해 12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돼 7월 1일에 행정통합이 실현되는 법적 토대가 갖춰지고 정부 의지만 분명하면, 시도민을 설득하겠다”며 지방선거 광주·전남 통합 단체장 선출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김 지사가 지난해 12월 30일 실장·국장 정책회의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위해 추진기획단을 만들겠다”고 언급하면서 본격화됐다. 강 시장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시와 전남도가 ‘행정 통합 추진단’을 공동으로 구성하고 곧바로 행정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화답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광주·전남의 행정 통합 가능성을 거론하며 “쉽지 않아 보였던 광역단체 통합이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두 지자체는 2020년에도 통합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당시 이용섭 시장이 통합을 제안했다. 하지만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광주는 군 공항을 이전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고, 전남도에선 “군 공항 떠넘기기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됐다. 갈등이 고조되면서 행정 통합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이번엔 다르다. 공항 문제 해결로 신뢰가 회복됐다. 두 지역 갈등 핵심이었던 광주 군·민간 공항 무안 이전 문제가 20년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두 지자체장은 “지금이 통합의 골든타임”이라며 통합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남도청사./전남도

앞서 정부와 광주시, 전남도 등 6자 협의체는 지난해 12월 17일 광주 군·민간 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무안공항을 김대중 공항으로 명칭 변경하고, 서남권 거점 공항으로 육성하는 내용이다. 특히 무안군에 1조원 규모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 몸이었던 전남도와 광주시는 1986년 11월 광주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행정적으로 완전히 분리됐다. 광주직할시는 지방자치제를 시행한 1995년 광주광역시로 변경됐다. 당시 두 지자체는 행정적으로 분리됐으나 전남도가 여전히 광주 동구 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자리에 머물러 있어 정서적으로 가까웠다. 그러다 2005년 10월 전남도가 전남 무안군 삼향읍으로 이전하면서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됐다. 이때부터 경제·행정적 이해관계가 완전히 갈리게 됐다.

광주광역시청사./광주광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