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2023년 11월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지 2년 만에 유치 활동 과정과 실패 원인 등을 담은 백서(白書)를 냈다. ‘뒤늦은 반성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정부와 부산시는 “대역전 드라마를 쓸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29대119’ 큰 표 차이로 졌다. 백서에는 ‘대통령실에 객관적 전망을 제시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재외 공관의 현실적인 판세 전망이 상부로부터 묵살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산시가 28일 발표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 백서’는 당시 상황에 대해 ‘회원국들의 일일 동향 파악과 판세 분석을 하는 외교부와 전략을 최종 수립하는 대통령실 간 정보 공유와 협의가 원활하지 못했다’며 ‘현지 사정에 기초한 재외 공관의 현실적인 판세 전망은 민관의 적극적인 유치 교섭 활동을 독려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부로부터 묵살당하기도 했다’고 기록했다. 외교부의 판세 전망이 여러 가지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해외 특사에 대한 지적도 담겼다. 당시 정부는 대통령 특사 31명과 외교 장관 특사 35명을 투표권을 가진 회원국에 파견해 유치전을 벌였다. 백서는 ‘파견된 특사 가운데 국제 무대 경험이 부족한 인사가 포함돼 있어 대상국의 입장을 사실과 다르게 파악하거나 배려 없는 언행으로 오히려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다’며 ‘실적 경쟁이 벌어지며 자신이 담당하는 국가의 입장을 낙관적으로 보고하기도 했다’고 썼다.
2023년 당시 혹평을 받았던 최종 프레젠테이션(PT)에 대해선 ‘일부에서는 부산 개최를 설득할 만한 메시지와 확고한 콘셉트가 부족하고 인기 한류 콘텐츠와 유명인만 대거 등장시켰으며, 국민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고만 언급했다. 당시 PT에선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부산 엑스포를 홍보해 논란이 일었다. “부산에서 개최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보다 K팝 가수만 등장시켰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략적인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도 실패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백서는 총 309쪽 분량으로 대부분 추진 경과, 언론 보도 등을 정리했다. 유치 실패에 대한 내용은 18쪽이었다.
유치 실패 2년 뒤 백서를 발간한 이유에 대해 부산시는 “당초 작년 말 발간할 예정이었으나 12·3 비상계엄과 조기 대선 등으로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재도전 여부는 공청회나 토론회 등 공식적인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