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지법 등 전경./조선일보DB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집합 금지 행정명령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강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김종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손 목사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선 두 개 사건으로 나뉘어 기소돼 손 목사는 각각 벌금 7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에선 두 사건이 하나로 합쳐져 새롭게 형이 정해졌다.

손 목사는 2020년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 예배당과 교회 앞 잔디밭에서 신도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을 모아놓고 대면 예배를 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면 모음 등을 전면 금지하는 ‘집합 제한’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따라서 교회는 대면 예배를 열 수 없었다. 부산 세계로교회는 이전에도 집합 제한 명령을 어긴 적이 있어, 온라인 예배를 위한 출입도 금지된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손 목사는 이를 어기고 수차례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이에 부산 강서구는 세계로교회에 대해 시설 폐쇄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손 목사 측은 “정부가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이를 기각했다. 손 목사가 부산시의 집합 제한 명령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 소송이 대법원에서 기각된 점을 사유로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행정사건에서 ‘부산시의 집합 제한 명령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개신교 교회를 차별했다고 보기 어렵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면서 “행정사건 확정판결과 사실의 인정을 달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한 행정청의 방역 관련 조치는 국민 건강의 증진과 유지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위반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이 높다. 또 여러 차례 걸쳐 반복해 집합 제한 명령을 위반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라면서 “이 사건 범행으로 감염병 확산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손 목사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한편 손 목사는 지난 9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올해 열린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와 대통령 선거 당시 예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낙선을 도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달 2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손 목사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