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은 도내 22시군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또 한국 산업화의 기둥인 ‘철강’, 미래를 이끌고 나갈 ‘2차전지’라는 두 심장으로 앞서 나갔지만, 최근 글로벌 공급 과잉, 미국발 고율 관세,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어려움 등으로 출생아 수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이어진 출생아 수 감소 추세에 포항시는 ‘아이의 태어남과 성장은 가정뿐 아니라 마을 공동체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정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포항시는 2017년 9월 전국 최초로 365일 24시간 소아 응급 센터, 지난해 경북 최초로 24시간 무료로 아이를 돌봐주는 ’24시간 365 어린이집' 등을 도입했다. 이런 노력이 쌓여 2015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던 출생아 수는 지난해 2231명으로, 전년도보다 191명 증가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또 올해 10월 현재까지 출생아 수는 1982명으로 지난해 10월 같은 시기보다 114명이 더 늘어난 상황이라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각종 지표는 여전히 저출생 상황이 엄중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동안 추진해온 포항시의 정책적 노력이 출산 여건과 보육 환경 개선에 일정 부분 성과를 내기 시작한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공직 사회의 변화를 포함해 저출생 극복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감소세를 이어가던 출생아 수가 지난해부터 9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돌봄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일자리, 주거, 교육, 의료, 돌봄 서비스 등 도시 전반의 시스템을 가족 친화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저출생극복정책을 추진했다. 출산 장려 정책이 단순히 출산 장려금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일·가정 양립과 이를 위한 돌봄 서비스 지원을 위해 경북 도내 최초로 ’24시간 365어린이집' 4곳을 운영 중이다. 누구나 하루 4시간, 월 80시간을 이용할 수 있으며 모두 무료다. 또 아픈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거나 잠시 돌봐주는 ‘직장맘SOS 서비스’를 마련해 12세 이하 자녀를 둔 직장인이 전화하면 ‘아이 돌보미’가 출동해 돌봐준다. 이렇게 포항형 돌봄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미혼 남녀 커플 매칭, 청년·신혼부부 천 원 주택 공급 등도 추진하고 있다."
-아기 키우기 위해서는 의료 인프라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2017년 전국 최초로 포항성모병원을 365일 24시간 소아 응급실 운영 기관으로 선정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4명, 소아 응급 전담 간호 인력 10명이 연중무휴 24시간 소아 응급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임산부와 아동이 1시간 이내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산부인과·소아과 ONE-HOUR 진료 체계 구축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또 평일 야간·휴일에 경증 소아 환자에게 외래 진료를 제공하는 ‘달빛 어린이 병원’ 공모에도 참여해 진료 편의 제공, 의료비 경감 등에 나설 계획이다."
-저출생 문제는 신혼부부와 젊은 층의 안정적인 일자리, 주거 정책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주거 부담 완화’와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두 축으로 청년과 신혼부부의 정착을 뒷받침하고 있다. 먼저 주거 측면에서는 올해 9월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해 포항시 천 원 주택 100호를 공급했다. 23~49㎡(약 7~15평) 크기의 원룸과 빌라를 하루 1000원에 최대 4년간 임대해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854명이 몰렸다. 일자리 측면에선 주력 산업인 이차전지·철강 분야 중소기업과 연계한 ‘포항형 청년 일자리 활성화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에게는 복리 후생비와 인센티브를, 기업에는 인건비를 지원해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공공 부문에서도 기회의 문턱을 낮췄다. 대학생뿐 아니라 비대학생도 참여할 수 있는 ‘청년 자립형 행정 인턴 연수’를 신규 추진하고 있다. 포항의 목표는 청년과 신혼부부가 잠시 머무는 게 아니라 정착이다. 주거 부담을 덜고, 산업·창업·공공 부문을 아우르는 일자리 기반을 촘촘히 확장해, 청년이 지역에서 사회 진입, 자립 기반 마련, 사회적 참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겠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공직 사회 변화도 중요하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현재 ‘포항시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다. ‘보육휴가’는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이 연간 5일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신설됐으며, ‘교육지도시간’은 초등학교 3~4학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 자녀의 학습 지도와 학교 적응을 위한 시간으로 1일 최대 2시간까지 부여된다. 기존 초등학교 2학년까지만 적용됐던 한계를 보완해주는 것이다. 여성 공무원 중심으로 운영되던 난임 휴가 제도를 남성 공무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 최대 4일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저출생 극복과 아이가 행복한 포항을 만들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저출생은 단순히 청년·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서 도시가 함께 책임지고 부모의 삶을 지탱해주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포항시는 ‘아이 한 명도 소중히 자라는 도시’, ‘부모가 양육 부담을 덜고 미소 지을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다. 포항의 미래는 결국 사람이고, 그 사람의 시작은 저출생 극복이다.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포항,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돌봄 도시로 나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