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21일 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한을 84개월에서 106개월로 늘려 재입찰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자기모순에 빠진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2023년 전문가 토론, 충분한 검증을 거쳐 공사 기간을 84개월로 정하지 않았느냐”며 “공기 연장에 대한 과학적·실증적 근거조차 결여된 채로 106개월로 결정한 것은 건설업계 수용성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정부는 신속한 착공과 적기 개항을 바라는 시민의 바람을 외면했다”며 “‘일각이 여삼추(짧은 시간도 3년처럼 길게 느껴진다)’인 부산 시민 입장에서 국토부 결정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남은 행정 절차라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해 빠른 시일 내에 착공하기를 촉구한다”며 입찰 등 관련 절차를 빨리 진행하고, 모든 공정에서 최신 기술과 혁신 공법을 채택해 개항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라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개항을 1년 앞당기면 지역 발전을 10년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며 “공기를 조금이라도 당길 수 있도록 국토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단체인 ‘가덕신공항과 거점 항공사 추진 부산시민운동본부’의 박재율 대표는 “현대건설이 이탈한 이후 공사가 중단된 시간을 포함하면 사실상 108개월보다도 공사가 더 늦어지게 된 것”이라며 “결국 국토부가 공사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업에서 일방적으로 발을 뺀 현대건설에 면죄부를 준 결과도 된다”며 “이런 상황을 초래한 국토부 관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덕도 신공항 개항은 2030년 부산 세계엑스포 유치를 위해 2029년 말로 계획됐다. 그러나 높은 공사 난도와 짧은 공기 등의 문제로 네 차례 유찰됐고, 작년 10월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마저 지난 5월 입찰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