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밤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승객 등 267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좌초한 사고는 항해사가 조타 중에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는 등 딴짓을 한 탓에 벌어진 것으로 해경 수사 결과 확인됐다. 해경은 사고 당시 조타실에서 근무한 일등 항해사 박모(40)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40대 조타수 A씨 등 2명을 중과실치상 혐의로 20일 오전 긴급 체포했다.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이날 “전날 좌초한 여객선 퀸제누비아 2호(2만6546t)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벌인 결과, 수동으로 운행해야 하는 구간에서 자동 운항을 한 탓에 여객선이 무인도(족도)와 충돌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산도 인근은 섬이 밀집해 있고 수로가 좁은 데다가, 연안 여객선 항로도 빼곡한 협수로(狹水路)다. 이 때문에 선장이나 항해사가 육안으로 뱃길을 확인하며 수동으로 운항해야 하는 구간이다. 통상 여객선들은 이 구간을 수동으로 통과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 당시엔 책임자(일등 항해사)가 휴대전화를 보느라 자동 항법 장치에 선박 조종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해경은 밝혔다. 이 탓에 여객선이 방향을 전환(변침)해야 할 시기를 놓쳤고, 변침 지점을 지나친 지 3분 만에 무인도인 족도로 돌진해 선체 절반이 암초에 걸터앉는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해경은 60대 선장 김모씨도 조타실을 이탈해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보고 입건했다.
퀸제누비아 2호는 19일 오후 4시 45분쯤 제주에서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를 향해 출항했으나 오후 8시 17분쯤 장산도 인근에서 좌초했다. 승객은 사고 4시간여 만에 전원 구조됐다. 임신부를 포함한 30여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대부분 퇴원했다. 배는 20일 오전 5시 44분쯤 목포시 삼학부두로 스스로 움직여 입항했다. 해경은 항해 기록 장치(VDR)와 감시용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