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무인도인 족도에 좌초된 대형 여객선이 20일 새벽 해경에 의해 이초되고 있다./목포해경

전남 신안군 무인도에 좌초했다가 9시간여 만에 전남 목포 항구로 입항한 2만6000t급 대형 카페리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사고 조사와 안전 점검 등을 이유로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목포해경은 20일 퀸제누비아2호의 좌초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선체 조사를 시작한다.

해경은 선체 안팎을 비추는 방범 카메라(CCTV)와 항해 기록 저장 장치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선체가 섬에 올라타듯 좌초된 만큼 앞으로 운항을 위한 안전 점검도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해경은 과실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당 항로는 선원 중 1등 항해사가 운항하는 구간이다. 선장은 조타실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선원 중 첫 사고 신고자도 1등 항해사로 확인됐다. 해경은 “목포로 입항하기 위해서는 족도에 이르기 전 약 90도에 가깝게 변침을 해야 하는데, 그 시점이 늦어지면서 족도에 부딪쳤다”는 1등 항해사 진술을 확보했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가 난 장산도 해역은 외해가 아닌 연안으로 수심과 항로 폭이 좁은 ‘협수로’라서 주의 깊은 항해가 요구되는 항로”라며 “통상 좁은 협수로에서 자동 항해를 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항해사의 졸음 운항이나 한눈을 팔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경은 선장과 항해사의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선사인 씨월드고속훼리 측은 조사와 점검이 완료될 때까지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고 이날 정기 운항편을 결항한다고 공지했다. 선사 측은 또 이날 오전 후속 수습 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승객들에게 여객선에 실려 있는 차량과 화물을 하선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승객들은 관계 기관의 안전과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 차량과 수화물을 받게 된다.

제주에서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를 향해 출발한 퀸제누비아2호는 승객들의 차량 118대도 함께 선적해 항해하던 중 무인도에 좌초됐다. 승객들은 전원 해경 구조정 등으로 구조됐으나 차량이나 화물을 두고 내린 탓에 여객선이 항구에 돌아올 때까지 선사 측이 제공한 숙소에 머물렀다. 여객선은 사고 발생 9시간 27분 만인 이날 오전 5시 44분쯤 목포시 삼학부두에 자력 입항했다.

여객선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전원 무사히 구조됐으나 일부는 좌초 충격으로 가벼운 통증이나 신경 쇠약을 호소해 총 2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